슬슬 입 여는 임 병장…軍 “별명이 ‘할배’라고…간부 실명도 거론”

슬슬 입 여는 임 병장…軍 “별명이 ‘할배’라고…간부 실명도 거론”

기사승인 2014-06-30 17:11:55

강원도 고성군 최전방 일반소초(GOP) 총기난사범 임모(22) 병장이 “부대원들이 없는 사람처럼 대우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합이 30일 전했다.

임 병장은 이 수사 과정에서 한 간부의 실명을 거론하기도 하는 등 “기억이 안 난다”며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1차 조사 때와는 다른 자세를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육군 수사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날 ‘GOP 총기난사 수사경과 및 방향’ 관련 브리핑에서 그동안 임 병장을 두 차례 조사해 이런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진술대로라면 부대 내에서 임 병장을 겨냥한 집단 따돌림이 존재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육군 관계자는 “사고 GOP의 한 소초에서 발견한 ‘확인조 순찰일지’라는 파일 속에 소초원들이 여러 명의 캐릭터를 그려 놓은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여기엔 절에 다니는 임 병장을 겨냥해 사찰을 표시하는 마크와 임 병장의 실명이 쓰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 그림에는 왜소하고 머리숱이 적은 사람의 모습도 그려져 있었으며, 임 병장은 사건 당일 이 그림을 보고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또 육군 관계자는 임 병장이 ‘모 간부가 뒤통수를 쳤다’고 진술하면서 실명을 거론했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아직은 임 병장의 일방적인 진술이기 때문에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임 병장은 사건 당일 이 간부에게 맞았다고 진술하지는 않았다”면서 “따돌림이란 말도 진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 병장이 소초에서 ‘임우도비누스’, ‘슬라임’, ‘할배’ 등의 별명으로 불렸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군 수사 당국은 임 병장의 진술에서 일부 병영 부조리가 있는 정황이 담긴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해당 소초원들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육군 관계자는 “임 병장이 신문 과정에서 사건을 일으킨 동기를 물어보면 흥분했고 실제 혈압 측정기의 혈압이 올라가는 신호가 나타났다”면서 “조사 과정에서 30분 정도 지나면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조사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임 병장이 소지했던 K-2 소총이 고장이 나 있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총기 노리쇠 뒷부분이 부러졌지만 작동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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