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윔블던테니스대회에서 100위 밖 선수에게 충격을 패배를 당했다.
나달은 1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치러진 대회 남자 단식 16강에서 닉 키르기오스(144위·호주)에게 1대 3(6-7 7-5 6-7 3-6)으로 졌다. 메이저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가 100위 밖 선수에게 진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윔블던에서 짐 쿠리어(미국)가 193위 선수인 안드레이 올로브스키(러시아)에게 진 바 있다. 이로써 나달은 201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윔블던 8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2년엔 2회전, 지난해엔 1회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나달은 “코트 표면이 문제”라며 “볼을 강하게 치는 상대를 만나면 문제가 생긴다”고 잔디 코트 경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클레이 코트에서는 절대적인 강자인 나달이지만 바닥에 바운드된 볼이 클레이 코트와는 달리 미끌어지는 잔디 코트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나달은 꺾은 키르기오스는 19세로 지난해 호주오픈 주니어부 단식 챔피언에 올랐던 기대주. 하지만 1년전 윔블던 주니어부 단식 3회전에서 한국의 정현(삼일공고)에게 패한 바 있다. 올들어 성인무대에 뛰어든 키르기오스는 메이저 대회 8강에 오르며 단숨에 돌풍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여자 단식에선 페트라 크비토바(6위·체코)와 루시 사파로바(23위·체코)가 4강에 나란히 안착했다.
크비토바는 8강전에서 바르보라 잘라보바 스트리코바(43위·체코)를 2대 0(6-1 7-5)으로 물리쳤고 사파로바도 에카테리나 마카로바(22위·러시아)를 2대 0(6-3 6-1)으로 꺾고 처음으로 단식 4강에 올랐다.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4강에서 체코선수끼리 맞붙는 것은 1986년 프랑스오픈에서 하나 만들리코바-헬레나 수코바 이후 처음이다.
한편 주니어부에 출전한 정현(18·삼일공고)과 정윤성(16·양명고)은 2회전에 안착했다. 국제테니스연맹(ITF) 주니어 세계랭킹 32위인 정현은 안드레아 펠리그리노(17·이탈리아·78위)를 2대 0(6-1 6-2)으로 물리쳤다. 주니어 세계랭킹 28위 정윤성도 보그단 이오넛 아포스톨(18·루마니아·53위)에 2대 1(2-6 7-6 6-4)로 역전승을 거두고 2회전에 올랐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이덕희(16·마포고·11위), 강구건(17·안동고·55위), 홍성찬(17·횡성고·26위)은 1회전에서 탈락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