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 4강전이 열린 9일(현지시간) 브라질은 전국이 비탄에 빠졌다. 이날 브라질은 시종일관 졸전을 거듭한 끝에 독일에 1대7로 대패했다. 월드컵 4강전 역사상 최다 점수차 패배를 월드컵 최다(5회) 우승국인 브라질이 당한 것이다.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과 전국 주요 도시에 마련된 거리 응원전 ‘펜페스트’에 참여한 브라질 팬들은 상상도 못한 결과에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많았다.
북동부 헤시피 시의 펜페스트 현장에서는 브라질이 전반에 연달아 골을 내주자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경찰은 몸싸움을 버리는 일부 팬들을 최루액을 뿌리며 진압했다.
미네이랑 경기장에서는 일부 관중들이 쓰레기를 던지며 격앙된 반응을 보여 경찰에 연행됐고, 경기를 보던 한 중년 여성은 충격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브라질의 주요 언론과 소셜네티워크서비스(SNS) 등은 실망과 절규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경기 직후 “역사에 남을 굴욕” “스콜라리 감독이 책임져라”라는 등의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일부 팬들은 ‘미네이랑의 비극’이라는 표현을 쓰며 ‘마라카낭의 참극’을 떠올리게 했다.
‘마라카낭의 비극’은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브라질이 우루과이와의 결선리그에서 1대 2로 역전패를 당하자 경기장에서 2명이 심장마비로 숨지고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