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축구선수 후안 카밀로 수니가(29·나폴리)에 보복을 선언한 PCC는 어떤 조직일까.
‘제1 도시군사령부(Primeiro Comando da Capital)’라는 의미의 ‘PCC’는 1990년 대 초반 교도소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수감자 모임에서 출발했다.
브라질 당국은 PCC의 조직원 수가 교도소에 수용된 6000여 명을 포함해 총 9600여 명에 이르며, 브라질 전국 27개 주 가운데 22개 주에 근거지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결성 이후 급속도로 규모를 늘려나간 PCC는 이미 ‘국제조직화’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 클라우디아 렝보 상파울루 주지사는 PCC가 중남미 인접국에까지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며 그들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외교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브라질 연방경찰은 PCC가 총기·마약 밀거래로 조성한 막대한 자금을 파라과이 은행에 개설한 수 백개의 은행계좌를 통해 세탁해 왔다고 밝혀낸 바 있다. 또 현지 언론은 PCC가 리우 데 자네이루 최대 마약밀매조직인 코만도 베르멜료(CV)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CV가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를 잇는 국제 마약밀매 루트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PCC 조직이 예상을 뛰어넘는 중남미 각국에 침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 당국은 PCC의 각종 범죄 행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PCC는 조직원들의 총기 사용법 교육을 외부 전문가에게 맡길 정도로 전문성을 띄고 있다.
그들은 2006년 5월 상파울루 주에서 대규모 폭동을 일으켜 빈민가를 장악하고 경찰서, 시정부 건물, 은행, 교도소 등을 무차별 공격했다. 이에 일반 시민, 경찰, PCC 조직원 등 200여명이 사망했다.
이때 PCC는 빈민가에는 생필품을 공급하는 등 자체적인 사회 구호 프로그램을 펼치며 세력 다지기에 나섰다. 또 브라질 최대 방송사인 글로보TV의 기자를 납치, 자신들의 요구를 담은 영상을 내보내도록 한 뒤 41시간 만에 석방했다. 이 영상에는 브라질 정부의 교도행정을 비난하는 내용도 담겼다. 브라질 내 범죄전문가들은 “알-카에다와 같은 조직의 수법을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PCC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 10월 브라질 월드컵을 ‘테러 월드컵’으로 만들겠다는 조직원 간의 전화통화 내용이 경찰 감청으로 밝혀져 브라질 당국을 잔뜩 긴장시켰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