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을 사칭하며 수차례 장난전화를 걸다 경찰에 붙잡힌 40대 남성에게 부산지방경찰청 트위터 담당자가 인터넷 유행어를 끌어와 일침을 놨습니다.
부산경찰청은 9일 부산 수정동 일대에서 행패를 부리고 경찰에 세 차례 허위신고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허모(46)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허씨는 이날 새벽 수정시장 입구에서 “내가 유병언이다”라고 외치는 등 행패를 부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경범 스티커를 발부 받았습니다. 그러자 허씨는 오전 4시40쯤 수정치안센터 바로 앞에 있는 공중전화로 112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유병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허씨는 1시간쯤 지나 부산 좌천동 한 아파트 앞 공중전화에서 “대균이도 함께 있다. 오늘 검찰에 자수하러 간다”고 장난전화를 했습니다. 경찰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후 경찰과 허씨 사이에 숨바꼭질이 시작됐습니다.
허씨는 수정동에 있는 집 근처로 돌아와 “자수할 테니 기다려 달라”는 내용의 세 번째 장난 전화를 건 뒤 주위를 배회하다 결국 순찰하던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경찰조사에서 허씨는 장소를 옮기며 전화를 건 것에 대해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설마 경찰이 자신을 체포하리라는 것은 생각도 못 했다고 하네요.
허씨는 이전에도 유사한 장난을 친 전례가 있어 요주의 인물이었습니다. 10년 정도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며 만취 상태에서 장난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를 두고 부산경찰청은 트위터를 통해 “신고가 들어와 단단히 어르고 달랬지만…”이라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라는 글을 남겼네요. 장난 전화를 걸고 있는 허씨의 모습이 찍힌 CCTV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이를 본 한 네티즌은 “부산경찰 트위터의 인기는 끝이 없고 (이슈를) 터트리기 위한 트위터 드립을 반복한다”라고 응답했습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사진=부산지방경찰청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