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누구는 듣기 싫겠지만…브라질 참패 패러디 “따봉!”

[친절한 쿡기자] 누구는 듣기 싫겠지만…브라질 참패 패러디 “따봉!”

기사승인 2014-07-09 16:24:55

2014년 7월 9일(한국시간)은 세계 축구사에 기록될 날입니다. 월드컵 최다우승국(5회), 이름만 들어도 축구가 떠오르는 나라 브라질(FIFA 랭킹 3위)이 1대 7로 대패했습니다. 독일(2위)도 세계 톱클래스에 들어가니 지기만 했다면 이렇게까지 큰 화제는 되지 않았을 겁니다. 문제는 스코어입니다. 브라질이 6골차로 진 건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사상 처음입니다.

이렇게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나면 인터넷에 꼭 등장하는 단골손님이 있습니다. 바로 패러디입니다. 모방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거나 문제점을 폭로하는 패러디는 온라인 세상의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경기가 끝난 뒤 SNS를 비롯한 각종 게시판을 돌며 새로 등장한 패러디가 없는지 찾아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네티즌들의 패러디 창작 속도는 대단합니다.

브라질의 참패인 만큼 코르코바도산 정상의 거대 예수상이 빠질 수 없습니다. 세계적인 관광 명소이자 브라질의 랜드 마크죠. 0대 0일 때만해도 원래대로 양팔을 벌리고 있는 예수상, 점수가 5대 0이 되자 양손으로 얼굴을 가립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세상을 품는 듯한 자세의 예수상마저 눈을 가릴 정도로 믿기 힘들다는 의미죠.

예수상이 ‘메르켈상’으로 바뀐 패러디도 있습니다. ‘브라질에서 온 인사(Greetings from Brasil)’라는 제목과 함께 예수상 상반신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로 둔갑한 겁니다. 코르코바도산 정상에서 양팔을 치켜들고 환호하는 거대한 메르켈 총리는 당연히 독일 대표팀의 골 행진을 보고 있겠죠.

‘팩맨(Pac-Man)’도 오랜 만에 등장했습니다.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죠. 독일 국기가 왼쪽 옆이 찢어져 벌어졌는데 그 자리에 브라질 국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독일 국기에 눈과 이빨이 그러져 잡아먹는 모습입니다.

한 네티즌은 브라질이 독일을 이길 수 있는 굴욕적 비법을 소개했습니다. ‘독일에 맞서는 브라질의 대안(Brasil’s Plan B against Germany)’이라는 제목과 함께 축구 경기장의 경사가 급속히 기울어져 있는 모습입니다. 올라간 쪽이 브라질이죠.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못 이길 거라고 꼬집는 게 분명합니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감탄하게 됩니다. 짧은 시간에 재미있고 인상적인 패러디를 생각해내는 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브라질 대표팀 선수들이나 팬들은 화를 내겠지만 네티즌들의 재치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따봉!”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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