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KBA)가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설 야구 대표팀 2차 예비 엔트리를 발표했다. 이번 엔트리는 지난달 16일 공개된 1차 60명에서 24명이 빠지고 외야수에 김주찬(KIA)이 새롭게 포함되면서 37명으로 구성됐다.
엔트리 발표 후 인터넷에서는 KIA의 주전 2루수 안치홍(사진)이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올시즌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안치홍은 1차 엔트리에 포함됐다가 이번에 제외됐다.
안치홍은 13일 기준 8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1, 13홈런, 6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슈퍼 2루수’라는 표현이 무리가 아닐 정도다. 실책도 6개로 가장 적은 서건창(넥센), 오재원(두산·이상 5개)보다 1개 많을 뿐이다. 월간 타율에서도 안치홍은 4월 0.288, 5월 0.338, 6월 0.397로 갈수록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절반이 채 안 된 7월 타율도 0.357이다.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엔트리 선발은 처음부터 2루수 자리가 가장 치열했다. 대표팀에 선발될만한 주요 선수들의 성적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이다.
안치홍을 밀어낸 2차 엔트리 포함 2루수 중 서건창(넥센)은 13일까지 홈런(5개), 타점(45점)에서는 안치홍보다 밀리지만 타율이 0.364로 더 높다. 81경기에 출장해 안타 125개를 칠 정도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안치홍은 92개다.
오재원(두산)은 타율은 0.341로 안치홍과 같지만 홈런(4개), 타점(26점), 안타 수(76개)에서 모두 안치홍에게 밀린다. 타율 0.287, 홈런 5개, 타점(33점), 안타 78개를 기록 중인 정근우(한화)도 마찬가지다.
일부 네티즌들이 “안치홍이 빠진 건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명단을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라는 등 안타까워하는 이유다. 한 네티즌은 “결국 야구도 ‘엔트으리’인거냐”라는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결국 안치홍은 숫자로는 표현되지 않는 경험과 활용도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기록 상 가장 밀리는 정근우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승 우승 당시의 핵심 멤버로 국제 경험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2006년부터 네 차례 대표 생활을 한 ‘내공’으로 야수조를 이끌어 나갈 ‘큰 형님’ 역할에도 제격이다.
오재원은 ‘멀티포지션’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2루수뿐만 아니라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준족(도루 23개)으로 창조적 플레이에 유용하며, 대주자로도 활용할 수 있다.
김인식 기술위원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차 탈락 선수 중 안치홍이 가장 아쉬웠다”며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았지만 아시안게임은 엔트리가 적어 다양한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