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눈으로 지샌 열대야… 눈 피로 줄이는 방법은?

뜬눈으로 지샌 열대야… 눈 피로 줄이는 방법은?

기사승인 2014-07-17 15:00:55
폭염특보가 전국의 3분의 1까지 확대되고, 불쾌지수도 최고조로 치닫는 요즘.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밤잠을 방해하는 열대야 현상까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밤에도 후덥지근하게 더운 공기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해 밤새 고생하는 것은 물론, 다음날 정상적인 생활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수면은 우리의 몸에 많은 이로움을 가져다준다. 반면 수면시간이 부족해지면 우리의 몸은 그만큼 비상상태가 되고 만다. 눈도 예외가 아니다. 수면이 부족해졌을 때 우리 눈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알아보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잠과 눈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한 결과가 있는데 이는 눈과 잠이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이다.

유명 대학 병원에서 초등학생 5877명을 대상으로 눈 건강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안경을 착용하는 비율이 전체 43.8%로 초등학생의 눈 건강 이상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었다.

이 조사에서 평균 수면 시간이 8시간 이하인 아이들 중 안경을 착용한 비율은 58.4%에 달한 반면, 9시간 이상 수면을 취한 아이들 중 안경을 착용한 비율은 41.6%로 나타나 수면 부족이 눈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면 부족으로 인한 문제는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의 마크 채팅턴 박사는 미국수면학회연합회(APSS) 연례학술회의에서 잠을 자지 못한 경우 안구의 수평운동과 핸들 조작 사이의 협력 관계가 크게 저하돼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건강한 사람 6명에게 자동차 운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한 결과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운전한 6명의 실험 참가자들 모두 안구운동과 핸들조작 사이의 공조능력이 크게 저하되며 안구운동이 핸들조작에 선행하는 시간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누네안과병원 이소연 원장은 “눈의 피로는 모든 안질환의 가장 기본적인 원인이며 눈의 피로를 풀어주지 않으면 결국에는 시력저하는 물론 가볍게는 눈 떨림이라 불리는 안건경련이나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녹내장 등의 질환이 악화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며 눈 피로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건강한 눈을 위한 열대야속 숙면 방법=우리의 눈은 잠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숙면을 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눈과 관련된 여러 방법이 있다.

우선 침실 주변을 어둡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을 청할 때는 작은 불빛이라고 해도 망막에 미세한 상이 맺히게 되고 멜라토닌의 분비가 멈추기 때문에 주변이 밝은 상태에서 잠을 자면 잠도 잘 오지 않을뿐더러 깊게 잠들기 어렵다.

멜라토닌이 적당히 분비되지 않으면 잠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멜라토닌이 활발하게 분비되는 오후 9시부터는 침실을 어둡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전등을 끄고 향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지막하게 흔들리는 촛불과 향초의 아로마향은 심신이 편안해져 잠이 잘 오도록 도와준다.

두 번째는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앞당기는 것보다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는 편이 규칙적으로 숙면을 취하는데 훨씬 효과적이란 사실이다.

우리 몸은 잠드는 시간으로 기상시간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기상시간에 의해 잠드는 시간이 정해지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수면을 촉진하는 멜라토닌은 아침이 가까워질수록 분비량이 줄어들다가 눈으로 햇빛을 감지하기 시작하면 급격히 줄어든다. 반대로 낯에 햇볕을 쬐는 동안 만들어진 세로토닌은 밤이 되면 잠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으로 바뀐다. 보통 아침에 일어나 햇빛을 보고 15시간이 지난 다음부터 멜라토닌이 다시 분비되어 서서히 졸리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숙면을 위해서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또한 습하고 더운 열대야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을 켜 놓고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에어컨은 눈에 좋지 않을뿐더러 숙면도 방해한다.

에어컨 같은 냉방기기는 공기의 온도를 낮추는 것과 동시에 공기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안구 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차갑고 건조해진 바람이 눈 쪽으로 바로 오는 경우에는 더욱 심한 안구건조증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체내 온도조절 중추를 자극시켜 잠이 더 오지 않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밤에 에어컨을 가동할 때는 항상 적정온도에 맞춘 후 잠들기 전에는 꺼주는 것이 열대야를 극복하며 숙면을 취하는 데도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숙면을 위한 음식 ‘상추’는 눈 건강에도 좋아 여름철 눈 건강과 숙면에 좋은 음식이다. 상추가 잠을 유도하는 것은 상추 줄기에 담긴 우윳빛 유액의 ‘락투카리움’ 성분 때문이다. 락투카리움은 강한 쓴 맛을 내면서 진정, 최면, 진해 효과가 있어 신경을 안정시켜 준다.


이소연 원장은 “잠에 좋은 상추에는 루테인이라는 눈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되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눈에 피로를 쉽게 느끼는 사람들에게 좋다. 그리고 루테인뿐만 아니라 베타카로틴, 비타민E도 많이 들어있다”고 조언했다.

베타카로틴은 비타민C, E와 함께 3대 항산화 비타민으로 망막세포를 파괴하는 유해한 활성 산소를 제거해 시력을 보호해준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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