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문·DNA 맞고, 스쿠알렌 빈 병엔…매실밭 변사체, 유병언 맞다”

경찰 “지문·DNA 맞고, 스쿠알렌 빈 병엔…매실밭 변사체, 유병언 맞다”

기사승인 2014-07-22 09:08:55

전남 순천경찰서가 22일 오전 브리핑에서 유병언(73·사진) 전 세모그룹 회장 추정 변사체에 대해 “지문 채취 검색 결과 유 전 회장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 변사체는 지난달 12일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발견됐다.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은 “21일 저녁 경찰청으로부터 변사체의 DNA가 그동안 검경의 수사활동으로 확보한 유병언의 DNA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구두로 통보받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우 서장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 중 스쿠알렌 빈병에 구원파 계열사 제조회사 이름이 찍혀 있었으며, 상의 파카와 신발도 이탈리아제의 고가로 확인됐다. 천 가방에 안쪽에 새겨진 ‘꿈같은 사랑’ 글자는 유씨가 직접 쓴 책의 제목과 일치한다”며 시신이 유 전 회장의 맞다는 정황을 추가로 제시했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된 스쿠알렌 빈병은 ㈜한국제약 생산 ‘ASA 스쿠알렌’이다. 상의 파카는 고가의 ‘로로피아나’ 제품이고, 신발은 ‘와시바’라는 명품이다.

우 서장은 발견 당시 시신이 이미 부패돼 지문 채취가 어려웠지만, 냉동실에 안치한 뒤 변사자의 오른쪽 지문 1점을 채취해 검색한 결과 유 전 회장의 지문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DNA 감정에 대해 송치재에서 채취한 체액과 금수원 내 유씨 집무실에서 채취한 DNA 시료가 정확히 일치한다는 감정결과를 경찰청에서 통보받았다고 설명했다. 감정 결과를 더욱 정확하게 하기 위해 형 유병일과의 부계 Y염색체와 모계 X염색체(미토콘드리아 확인법)를 대조 확인한 결과 동일한 부모를 둔 형제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우 서장은 “이 같은 정황 증거와 국과원의 감정 결과로 볼 때 변사체가 유병언임이 확실하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유 전 회장이라고 밝힌 시신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로 이송됐다. 국과수는 2차 정밀 감식에 나설 예정이다.

전남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2일 순천 송치재 인근의 한 매실밭에서 부패된 남성 시신 1구를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시신은 시신은 매실밭 주인의 신고로 발견됐다.

이 매실밭은 5월 말까지 유병언 전 회장이 은신했던 것으로 확인된 전남 순천의 송치재 인근 별장에서 불과 2~3㎞ 떨어진 곳으로 알려졌다.

우 서장은 “국과수의 정밀 감정에 따른 결과를 토대로 2차 부검이 완료되면 사인 등이 더욱 명확히 확인될 것”이라며 “앞으로 변사자의 이동 동선을 정확히 파악하고 사망 과정에서 타인의 물리력이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는 등 한 점의 의구심도 없도록 투명하게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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