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밭 주인이 전한 ‘유병언 시신’ 발견 순간…“배 안 다 보일 정도로 부패, 체구 작고 말라 보여”

매실밭 주인이 전한 ‘유병언 시신’ 발견 순간…“배 안 다 보일 정도로 부패, 체구 작고 말라 보여”

기사승인 2014-07-22 11:29:55

유병언(73·사진)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의 첫 발견자가 “부패 정도가 매우 심했다”고 당시 순간을 전했다. 경찰이 유 전 회장이라고 밝힌 시신은 지난달 12일 순천 서면 학구리의 한 매실밭에서 이 밭의 주인 박모(77)씨가 처음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집 인근 산기슭에 고추밭과 함께 매실밭을 일구고 있는 박씨는 “해가 쨍쨍한 날이었지만 땅이 질퍽거릴 정도로 전날엔 비가 많이 내렸다”며 “아침을 먹고 오전 9~10시쯤 매실밭으로 갔다”고 말했다.

그는 “노루가 매실 잎을 뜯어먹곤 해서 관리를 하기 위해 보름 만에 갔다”며 “밭을 둘러보는데 사람 다리가 보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 시신이 배 안이 다 보일 정도로 많이 부패돼 있었다”고 떠올렸다.

박씨는 “얼굴은 수풀에 가려 잘 보지 못했지만 하늘을 바라보고 누워 있었으며 체구가 작고 말라 보였다”고 밝혔다. 경찰의 수배전단 상 유 전 회장의 키는 약 165cm, 체중은 70kg이다.


이어 박씨는 “흰색 머리카락이 주변에 떨어져 있었고 봄·가을용 긴팔 상의에 긴 바지를 입고 있었다. 가지런히 벗어서 옆에 놓여져 있는 흰색 운동화는 얼룩으로 많이 더럽혀져 있었다”며 “시신 옆에는 천으로 된 장바구니가 놓여져 있었고, 안에는 빈 소주병 2개, 빈 막걸리병 1개, 망개 잎, 매실 몇 알, 러닝셔츠, 양말 몇 켤레가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밭을 살피는 와중에 시체 썩는 냄새는 나지 않았다”면서 “너무 허름한 차림이어서 노숙인이 숨져 있는 것으로 판단했고, 신고한 후 가족을 포함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남 순천경찰서 우형호 서장은 22일 오전 순천경찰서 3층 회의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DNA 검사, 지문채취 등을 통해 변사체가 유 전 회장이 맞다고 밝혀졌다”면서 “구원파 계열자 제조회사가 찍힌 스쿠알렌 빈 병, 고가의 로로피아나 상의 파카와 와시바 신발 등 발견된 유류품들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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