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22일 전남 순천경찰서 우형호 서장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변사체의 초동수사를 미흡하게 한 책임을 물어 대기발령됐다.
우 서장은 이날 오전 순천경찰서 3층 회의실에서 “‘매실밭 변사체’는 유 전 회장이 맞다”고 직접 언론 브리핑(캡처화면)을 한 후 이같은 조치를 받게 됐다.
후임 서장으로는 최삼동 전남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총경)이 발령됐다.
경찰청은 담당 형사과장도 직위해제했으며, 과학수사팀장 등 관련자 전원에 대한 감찰에 들어갔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은 지난달 12일 오전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로부터 2.5km가량 떨어진 한 매실 밭에서 밭 주인 박모(77)씨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시신 주변에서 유씨가 즐겨 먹던 스쿠알렌 병과 구원파에서 쓰이는 문구가 적힌 가방이 발견됐지만 경찰은 시신이 유 전 회장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지 않고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했다.
또 상의와 신발이 각각 ‘로로피아나’ ‘와시바’ 등 고가의 브랜드였다는 점도 간과했다. 변사체 발견 시 필수인 유류품 확인을 소홀히 한 것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즉각적인 정밀 부검을 하지 않았고, 시신은 한 달 넘게 순천장례식장 냉동실에 보관돼 수색 인력 등의 낭비를 초래했다. 또 향후 정확한 사인 규명 등에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한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7·30 재보선 울산 남구을 박맹우 후보 지원 유세에서 “40일이 넘도록 시체가 누구 것인지 제대로 확인조차 못 하는 대한민국 경찰의 잘못, 누군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사체가) 유병언인지 아닌지 제대로 맞춰보지 못했던 무능한 경찰이 있기 때문에 전 국민이 충격과 분노에 빠진 세월호 사고가 생길 수 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 책임론’을 묻는 취재진에게 “아니다. 경찰에서 시신을 발견한 것”이라며 경찰 책임론을 거듭 강조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