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거들과 박지성, 이영표 등 전설적인 스타들이 한여름 밤을 뜨겁게 수놓았다.
팀 K리그와 팀 박지성은 2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이하 올스타전) 경기서 6대 6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우수선수의 영예는 박지성에게 돌아갔다.
팀 박지성은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68·네덜란드) 감독이 맡았다. 박지성, 이영표, 정대세(수원), 이천수(인천), 김병지(전남) 등이 포진됐다. 황선홍(46)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팀 K리그는 이근호(상주), 김승규, 김신욱(울산), 이동국(전북), 염기훈(수원) 등이 나섰다.
팀 박지성은 예상외의 공세를 펼쳤다. 전반 8분 강수일(포항)이 헤딩으로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전반 18분 정대세, 20분 정조국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특히 은퇴한 박지성, 이영표는 녹슬지 않은 실력을 선보였다.
팀 K리그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심판으로 나선 하석주 전남 감독은 전반 27분 박지성에 옐로카드와 함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팀 K리그의 골키퍼 김승규는 이를 가볍게 골로 연결했다. 이근호, 김신욱은 러시아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나온 골은 재연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팀 K리그는 전반 30분 윤빛가람이 김병지의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도 골로 연결했다.
골키퍼 김병지는 그라운드 중원까지 드리블로 치고 나와 팬들을 즐겁게 했다. 히딩크 감독은 불만스럽다는 듯 벤치에 있던 최은성(43)에게 몸을 풀라는 퍼포먼스를 해 웃음을 줬다.
팀 K리그는 후반 6분 리그 최고의 꽃미남 임상협(부산)이 동점골을 기록했고, 후반 9반 이동국이 역전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후반 18분 박지성이 동점골을 성공, 승부를 4대 4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26분에는 팀 박지성의 김현(제주)이 골을 넣었다. 골 세리머니로 박지성 헹가래가 펼쳐졌다. 1분 뒤 팀 K리그의 이동국이 다이빙 헤딩골을 넣어 다시 5대 5가 됐다. 후반 33분에는 이종호(전남)가 골키퍼 최은성을 일대일 대결에서 제치고 골을 추가했다.
팀 박지성은 후반 39분 골대를 맞고 나온 박지성의 슈팅을 이천수(인천)가 넣었다. 결국 두 팀은 6대 6으로 비겼다.
K리그 사령탑들은 일일심판으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하석주, 최용수(서울) 감독이 주심을 맡았고, 김봉길(인천), 조민국(울산), 이상윤(성남), 박경훈(제주) 감독이 부심, 대기심을 했다.
이날 경기에는 폭우가 쏟아졌음에도 관중 5만113명이 몰렸다. 이는 역대 k리그 올스타전 관중 순위 5위의 기록이다. K리그 올스타전에서 5만 관중이 넘은 것은 2003년 이후 11년 만이다.
박지성은 경기를 마친 뒤 “올스타전의 열기가 K리그 활성화의 씨앗이 됐으면 좋겠다”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대표팀의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팬들이 바라는 게 있어 경기장을 찾았다. 이런 기대의 싹을 틔워 리그가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 생활을 함께한 선수들과 다시 함께 뛸 수 있어 영광이었다”면서 “많은 팬이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좋은 추억으로 오래 간직하겠다”고 전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