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미국 프로야구 추신수(32·텍사스)가 현지 유력 언론이 메이저리그에서 5번째로 ‘돈값’을 못하는 선수라고 평가하는 굴욕을 당했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인 ESPN은 31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최악의 계약’ 10개의 사례를 꼽으며 5위로 추신수를 선정했다.

ESPN은 자사 칼럼니스트이자 통계 전문가인 댄 짐보르스키가 고안한 선수 성적 예측 시스템(ZiPS)을 이용해 현재 성적을 토대로 예측한 선수의 가치와 실제 계약 액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추신수의 가치는 계약액보다 6600만 달러(약 678억180만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ESPN은 분석했다.

추신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7년간 1억3000만 달러(약 1335억4900만원)의 ‘대박’을 터뜨리며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추신수는 시즌 초반 한 때 타율과 출루율에서 아메리칸리그(AL) 1위를 달리며 가치를 입증하는 듯 했지만, 발목 부상을 계기로 6∼7월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타율 0.240과 출루율 0.351의 평범한 성적에 그치고 있다.

이에 계약 액수의 절반에 불과한 활약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ESPN은 “발목 부상이 성적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서른 살을 넘긴 선수에게 부상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고려했어야 한다”면서 “남은 기간 팀 성적에 기여할 여지는 있지만, 그래도 텍사스는 추신수에게 너무 많은 액수를 안겼다”고 혹평했다.

텍사스의 거포 프린스 필더는 실제 활약보다 1억2200만 달러(약 1253억3000만원)를 더 받았다며 ‘최악의 계약’ 1위로 꼽혔다.

계약상 텍사스는 7년간 필더에게 1억3600만 달러를 줘야 하지만, 필더는 올 시즌 47경기에서 타율 0.247과 3홈런만을 기록한 채 목 수술로 시즌을 접었다.

ESPN은 필더에 대해 “지난 오프시즌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몇 가지 실수를 했지만, 한 가지 잘한 것은 필더를 텍사스로 보낸 것”이라고 비꼬았다.

ESPN은 필더 외에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앨버트 푸홀스(1억2000만 달러 손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미겔 카브레라(8300만 달러 손해) 등을 실패한 계약으로 꼽았다.

이들은 여전히 수준급의 활약을 하고 있지만, 나이가 많다는 점에서 앞으로 손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류현진(27)이 소속된 LA다저스에서는 맷 켐프(6300만 달러 손해)가 7위, 칼 크로퍼드(5700만 달러 손해)가 10위에 각각 선정됐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