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태국에 3대1로 이긴 한국은 2일 경기도 화성 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예선 2차전에서 독일을 세트스코어 3대1(21-25 25-20 25-22 25-21)로 눌렀다.
이선구(62·GS칼텍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선봉장은 역시 ‘배구 여제’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에서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25점을 기록했다. 김희진(10점)도 한국 V리그 스타의 체면을 살렸고, 대표팀 막내 이재영(18점)의 활약도 빛났다.
상황마다 ‘맞춤형’ 선수를 배치한 이 감독의 전술도 빛났다. 이 감독은 이번 대회가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이다.
이 감독은 매 세트 후반 공격수 한송이가 후위로 들어가면 수비가 능한 김해란과 교체하고, 세터 이효희가 전위로 이동하는 시점이 오면 키가 큰(179㎝) 세터 이다영을 투입해 효과를 봤다.
한국은 1세트에서 마렌 브링커와 크리스티안 뷔르스트에게 타점 높은 공격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2세트에도 초반에는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고, 김연경의 공격이 독일 수비진에 막혀 2대6까지 밀렸다.
2세트마저 내줄 경우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지만 센터 김희진이 해결사로 나섰다. 한국은 김희진의 속공과 이동공격으로 8-8 동점을 이루고 이후 시소게임을 펼쳤다.
중후반부터 김연경과 이재영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19대20로 뒤진 상황에서 김해란이 상대 스파이크를 걷어내자 김연경이 제자리에서 뛰어올라 후위 공격을 성공해 동점을 이뤘다.
김희진의 서브 공격으로 21대20 역전에 성공한 한국은 이재영의 오픈 공격으로 22대20으로 앞섰다. 김희진의 서브 때 독일 수비진의 실수로 한 점을 보탠 한국은 김연경의 후위 공격이 터지며 2세트를 가져왔다.
역전극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한국 대표팀은 3세트부터 경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가져갔다.
10대12로 뒤진 상황에서 이재영이 오픈 공격으로 추격점을 올렸고, 김연경이 연속 공격을 성공해 동점과 역전 점수를 뽑았다.
한국은 이후 김연경과 김희진이 득점을 올리며 19대15로 앞섰다. 기선을 제압 당한 독일은 19대15에서 브링커가 어택 라인을 밟고, 뷔르스트가 공격 범실을 하는 등 연거푸 실수를 범하며 자멸했다.
사기가 올라간 한국은 4세트를 주도했다.
12대9에서 김연경이 마렌 아피츠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상대 기세를 꺾었다.
김연경은 곧바로 세 명이 블로커 위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해 14대9로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 한국은 줄곧 앞서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3일 화성에서 세계랭킹 7위 세르비아와 예선 라운드 1주차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이후 브라질 상파울루로 건너가 9일부터 11일까지 브라질·미국·러시아와 예선 라운드 2주차 경기를 치른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