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 5일 부산 사직구장. 1-1로 팽팽하게 맞서 있던 5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NC 김종호의 타석 때 3루 측 뒤편의 전광판이 꺼졌다. 경기는 49분간 중단됐고, 전광판이 꺼진 원인을 찾지 못해 경기는 결국 이튿날로 미뤄졌다. 최근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잇따라 발생해 팬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사직구장의 경우 습도 높은 더위 속에서 전기선이 서로 붙어 문제가 생긴 것으로 드러났다. 조명 문제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것은 1999년 전주구장의 쌍방울-LG 경기, 2011년 대구구장의 삼성-두산 경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야구장 시설물이 문제를 일으킨 사례는 이달 들어서만 여러 차례 나왔다. 지난 4일 문학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SK와 NC의 경기는 비가 그쳤음에도 커다란 웅덩이가 파이는 등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아 취소됐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이달 초 북상한 12호 태풍 나크리 때문에 지붕의 패널이 떨어져 나갔고, 시설물 안전을 점검하기 위해 2∼4일 경기를 모두 취소해야 했다. 지난 1일엔 SK의 퓨처스(2군) 경기장인 인천 송도 LNG 구장에서 진행되던 경기는 근처 음식물쓰레기 자원화(퇴비화) 시설에서 뿜어져 나온 악취 탓에 5이닝만 치른 채 콜드게임이 선언되기도 했다.
최근 일어난 사례는 최신 시설을 자랑하는 구장에서 나왔다. 문학경기장은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2002년 완성됐고, LNG 구장과 함께 올해 인천아시안게임의 경기장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올해 개장한 구장이다.
구단 관계자들은 구단에서 경기장을 관리하지만 시설물 교체는 지방자치단체 소관이어서 예산 처리에 시간이 걸리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