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위 “국정원이 ‘유민 아빠’ 딸들 쑤시고 다녔다” 폭로

세월호 가족위 “국정원이 ‘유민 아빠’ 딸들 쑤시고 다녔다” 폭로

기사승인 2014-08-24 17:09:55

유경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24일 오후 서울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김영오씨의 두 딸이) 어떻게 자라왔고 컸는지 쑤시고 다닌 것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으니까 치졸한 공작을 펴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국정원 측은 “김씨의 과거 행적을 조사한 적이 일체 없고, (유 대변인이) 일부 매체를 통해 주장하듯 (김씨가 입원한) 병원에 간 적도 없다”며 “불법 사찰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유 대변인은 최근 김씨에 대한 각종 루머가 인터넷에서 퍼지고 있는 것에 대해 “(유민이) 외삼촌이란 분이 글을 올렸던 것을 유민이 엄마나 유나는 전혀 몰랐다”면서 “나중에 전해 듣고 동생에게 연락해 화를 냈고 글을 내렸는데 이 정도면 상황을 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이혼해 남남 사이가 됐지만 아이들 외가를 시끄럽게 하고 싶지 않다”면서 “해명하고 변명하고 사실을 바로 잡을 것이 정말 많은데 아이들 외가가 더 힘들어지니 자세히 이야기하지는 않겠다”고 전했다.

매정한 아버지·돈 노린 단식 루머에 “한 맺히고 억장이 무너져 목숨 바쳐 싸우고 있는 것”

앞서 김씨는 이날 자신을 둘러싼 소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병원에 이틀간 있어보니 각종 악성 루머와 댓글이 난무했지만 난 떳떳하니까 신경 안 쓸 것”이라며 “여러분도 신경 쓰지 마시고 특별법만 보고 달리자”고 밝혔다.

김씨는 단식농성 중 건강악화로 22일 병원으로 후송된 직후부터 각종 소문에 시달렸다. 한 네티즌은 자신이 유민이 외삼촌이라며 김씨가 10년간 자녀를 돌보지 않은 매정한 아버지였다고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에 올렸고, 단식농성의 목적이 보험·보상금을 많이 받기 위해서라는 루머도 떠돌았다. 김씨가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조합원 강경파로 반정부시위 집회에 자주 나타난다는 주장도 급속도로 퍼졌다.

이에 대해 김씨는 “이혼 한 뒤 대출이 많아 100만원에 30만원짜리 월세방에 살고 있다”며 “월급으로 이자도 갚기 힘들게 살다보니 양육비를 매달 꼬박꼬박 보내주지 못했고 몇 달에 한 번씩 보낼 때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혼한 뒤 힘들게 살다보니 두 아이를 보고 싶어도 자주 못 보고 사주고 싶어도 사주지 못했던 것이 지금 한이 맺히고 억장이 무너지기 때문에 목숨 바쳐서 싸우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특별법 제정해서 왜 죽었는지 진실을 밝혀 주는 것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보험·보상금을 위한 단식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이혼한 부모는 보험금이 50대 50으로 나온다”며 “나는 우리 유민이한테 해준 게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만 하면 죄인이 된다, 그래서 보험금 10원도 안 받고 유민 엄마한테 전액 양보했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돈 10원도 필요 없다, 유민이가 왜 죽었는지 밝히면 된다”며 “살아있는 유나와 유나 친구들이 안전한 나라에서 살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진실은 언젠가 꼭 밝혀지고 승리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조합원과 관련해선 “지난해 7월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조합원이 돼 봤다”며 “정규직 전환이 되면 자동으로 조합원에 가입되게 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을 위해 싸우는 이 순간 조합원 옷도 안 입고 노조 조합원을 떠나서 억울하게 죽은 부모의 입장으로서 아빠로서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의료진과 유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일 내에 광화문 단식농성장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씨는 입원 이후에도 식사를 하지 않고 이틀간 수액을 맞고 있는 상태로 전해졌다.

가족대책위 “박 대통령 답할 때까지 농성 계속할 것”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의 얘기를 들어줄 때까지 농성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눈물 흘리며 가족들과 국민들의 바람대로 철저한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약속했던 박 대통령을 기억한다”며 “다시 한 번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22일 김씨가 40일 간의 단식 끝에 병원으로 후송되자 그날 오후부터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밤샘 농성을 시작해 이날까지 사흘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유가족들은 “유민 아빠는 병원에서도 음식 섭취를 거부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유가족들이 원하는 특별법이 어떤 것인지 면담해보자는 답변이라도 해야 유민 아빠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대변인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혈압이 120/70mmHg, 혈당은 85mg/dℓ, 맥박은 평균 20회로 어제보다 안정적인 건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음식 섭취를 거부하고 있다.

유 대변인은 “유민 아빠는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지금도 내일 광화문 농성장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며 “유민 아빠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오늘 내일 사이 특별법 제정 관련해 대통령이 답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현우 기자, 사진 김지훈 기자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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