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여행하고 숙식 제공했으니 급여는…” 게스트하우스 알바 무급은 정당?

[친절한 쿡기자] “여행하고 숙식 제공했으니 급여는…” 게스트하우스 알바 무급은 정당?

기사승인 2014-09-03 22:08:55
"“오전에는 조식 준비 및 뒷정리구요. 이후 오후는 자유시간. 여행 다녀오셔도 돼요. 저녁에는 파티를 준비해요.”

오전과 저녁시간에 잠깐 일을 도와주고 남는 시간에는 제주도 여행. 이토록 매력적인 일상이 있을까요? 바로 제주도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가능합니다. 게스트하우스 스태프라고 해서 ‘게스탭’이라고도 불리죠. 제주도를 사랑하고, 여행을 즐긴다면 한 번 도전해볼 만한 알바입니다. 하지만 말이 알바지 일을 하고도 받는 돈은 없습니다.


2007년 올레길 개장 이후 천천히 걸으며 힐링을 하는 젊은이가 많아졌습니다. 해외여행을 선호하던 사람들이 제주도로 몰리는 추세죠. 관광객이 늘면서 제주도에는 게스트하우스도 우후죽순으로 생겼습니다. 당연히 숙식을 제공하는 ‘게스탭’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제주도 여행 커뮤니티나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에는 ‘게스탭’ 모집글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모집글은 보통 알바생 뽑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무급’이란 말이 눈에 띕니다. 숙박을 제공하는 대신 일을 해도 돈을 주지 않는다는 거죠. 그런데 무급 스태프를 뽑는 게스트하우스가 한 둘이 아닙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모집글의 거의 대부분입니다. 유급 스태프도 있지만 월급이 정말 소박합니다.


3일 인터넷에는 ‘게스트 하우스 무급 아르바이트’라는 글이 올라와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노동의 댓가를 숙식제공으로 떼우려는 건 정당하지 않다” “무급 스태프 제도, 횡포다” “인건비 줄이려는 편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제주도 여행을 핑계 삼아 무급 스태프를 미화시키는 것 아니냐” 등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염전노예에 빗대 ‘알바노예’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대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서로 동의한 뒤에 하는 건데 뭐가 문제가 되나” “일이 힘들지 않으니 그런 것 아닌가” “경험도 쌓고, 원해서 하는 건데…”라는 의견입니다.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인 박모(32)씨는 “무급 스태프 고용은 관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과도한 노동이 아니라 게스트하우스 일을 도와주는 정도”라며 “방학에 학생들이 많이 지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게스트하우스에 스태프로 지원하는 이유는 첫째는 여행, 둘째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셋째는 여행경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네요.

세상에 공짜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나, ‘게스탭’이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무급 알바가 생긴 것이겠죠. 하지만 노동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받아야 하는 게 맞지 않나요? 제주도의 풍경과 여행의 낭만을 찾는 학생들에게 돈을 주지 않고 일을 시키는 것은 그리 정당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학생들도 막연한 로망에 취한 건 아닐까요.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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