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한 장의 사진이 13년 만에 주인의 품에 안겼다. 훈훈하고도 기적같은 사연의 동력은 소셜미디어였다.
뉴욕 데일리뉴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발견자는 9·11 테러 직후 월드트레이트센터 남쪽 타워가 있었던 자리에서 막 결혼식을 올린 신랑·신부, 친구 4명이 웃고 있는 사진을 주웠다. 사진은 발견 당시 찢어진 상태였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버릴 수도 있었지만 발견자는 친구인 보스턴대학교 엘리자베스 스트링커 키프 교수에게 사진을 전달했다.
이 때부터 사진 주인을 찾아주기 위한 키프 교수의 노력은 13년 간 이어졌다.
그는 9·11 추모일을 전후해 매년 사진을 SNS 등 각종 온라인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지난해까지 아무런 성과가 없었지만 올해에 기적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약 7만 명이 리트윗했을 정도로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더니 지난 12일 마침내 주인과 연락이 닿았다.
사진의 주인은 월드트레이드센터 남쪽 타워 77층에서 일하던 프레드 마헤였다. 친구 크리스틴과 크리스티안의 결혼을 축하해 주는 자리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마헤는 9·11테러가 나던 순간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던 중이어서 목숨을 잃지는 않았다. 또 크리스틴과 크리스티안을 포함해 다른 사진속 친구들도 모두 살아 있는 것이 확인됐다.
마헤는 “내게 아주 중요한 사진이다. 내 친구들이 모두 이 사진속에 있다”며 “2001년 9월11일은 최악의 인간성을 겪은 날이었지만 올해 9월12일은 최고의 인간애를 발견한 날”이라고 감격스러워 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