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육아예능 전성시대입니다. 일요일 저녁 텔레비전을 틀면 스타와 그들의 자녀들이 나와 재롱잔치를 벌이죠. 한주동안 쌓아온 스트레스를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으로 힐링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육아예능의 양대산맥은 MBC ‘아빠 어디가(이하 아어가)’와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입니다. 그런데 두 프로그램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출연자의 인기에 비례한 방송 분량입니다.
먼저 슈퍼맨입니다. 14일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 게시판은 들끓었습니다. 이유는 “각 출연자간의 방송 분량이 너무 많이 차이가 난다”는 불만이 쏟아졌기 때문이죠.
송일국과 세 쌍둥이의 인기가 대단해서였을까요? ‘삼둥이’가 방송 분량을 대부분 차지했다고 하네요. 불만글들을 살펴보면 “이럴꺼면 다른 가족 다 하차시키고 삼둥이만 내보내라” “열심히 촬영하는 다른 가족은 뭐가 되냐” “제발 공평한 방송 분량 부탁드린다” “대놓고 분량 차별” “송일국 특집?” “하루는 왜 안나옴?” “시청률에 목맸구나” 등 입니다.
이전부터 가족별 분량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14일 방송은 유독 심했다고 합니다. 타블로·하루 부녀는 방송에서 아예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휘재와 두 쌍둥이, 추성훈·사랑 부녀의 분량도 대폭 줄었습니다.
MBC의 아어가도 분량 논란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지난달 10일 방송부터 각 출연진 별 방송 시간을 계산한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정웅인의 막내딸 다윤이의 활약으로 정웅인과 세 딸들의 분량은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성동일·빈 부녀의 분량은 점점 줄더니 24일 방송부터는 아예 사라졌습니다.
아어가 시청자 게시판에도 분량 차이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빈이 분량은 어디로?” “후 분량도 사라지고 있네” “애기들 분량 배분 좀 잘 해달라” “몇몇 아이들 분량이 너무 많다” 등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반면 방송이 무슨 급식 배분도 아닌데 왜 분량 논란이냐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예능이니 재밌는 부분만 쓰는 것” “예능을 누가 똑같이 분량 나눠서 방송 보내나” “분량 보장해 달라는 게 말이 안 된다” “제작진도 시청률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언제는 삼둥이 분량 늘려달라고 하더니 이제는 많이 나온다고 난리”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편집의 재량권은 제작진에 있습니다. 제작진도 당연히 화제를 불러 모으는 가족을 방송에 많이 내보내야 시청률 면에서 이득이겠죠. 그래도 캐스팅 된 가족과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이 있기에 적당한 분량 조절은 필요해보입니다. 분량에서 제외된 가족들이 꿔다놓은 보릿자루는 아니니까요.
이혜리 기자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