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웃도어·캠핑 전문 멀티숍 탐방기
빅토리아(Victoria)는 1972년 오야마 다케히코, 대산 다케히코 형제가 와세다의 집 차고를 개조한 스키용품 전문점에서 시작됐다. 이후 빅토리아는 스키용품을 비롯해 골프 등 각종 스포츠용품만을 취급하는 백화점으로 발전하다가 2004년 제비오(XEBIO) 그룹에 합병됐다. 빅토리아는 일명 스포츠용품 전문 멀티숍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웃도어 용품 멀티숍 엘 브레스(L-Breath)와 빅토리아 골프가 여기에 속해 있다.
도쿄의 칸다 지역에는 빅토리아와 엘 브레스 빌딩이 무려 4개나 있다. 6~8층으로 이뤄진 빌딩 전체가 아웃도어, 스포츠 용품들로 가득 차 있어 칸다 지역만 가면 일본의 모든 아웃도어 용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웃도어 멀티숍들이 사라지고 있는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이들의 일본 내 입지는 대단했다. 다음은 오사무 사사모토(47) 빅토리아 홍보 담당과 카츠미 야마사키(50) 빅토리아 도쿄 본점 부점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빅토리아가 속해 있는 제비오에 대해 알려 달라.
△제비오는 1962년 후쿠시마 현에서 신사복 전문점으로 시작됐다. 이후 사업이 우리와 같은 스포츠 소매업으로 발전했고 16개 회사로 구성된 제비오그룹으로 성장했다. 빅토리아도 8년 전 여기에 합병됐다. 현재 제비오는 ‘수퍼 스포츠 제비오’라는 이름의 아웃도어 멀티숍으로 중국과 한국에 진출해 있다. 빅토리아는 ‘빅토리아 골프’, ‘엘 브레스’ 등과 함께 3개로 나눠져 움직인다. 수도권과 관동지방이 주 무대다.
-빅토리아가 일본 아웃도어 스포츠 분야에서 가장 큰 곳인가?
△아웃도어만 보면 여러 군데 있고 토털 숍으로 1위는 알펜(ALPEN)이다. 현재는 동등하게 싸우고 있는 상황이다.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
△직영점이 60개다. 빅토리아 계열 모두 합치면 200개 이상 된다. 지난해 매출은 330억엔(약 3200억원) 정도고 제비오와 합치면 1300억엔(1조2700억원) 정도 된다.
-일본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세는 어떠한가?
△지난해 후지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성장세가 ‘확’ 치고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조금 어려운 수준이다. 아웃도어 안에서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편이고 트레킹이 압도적으로 많다.
-오토캠핑과 백패킹 중 어느 것이 더 인기있나?
△가족들 모두 즐기는 오토캠핑이 늘고 있다.
-일본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캠핑 브랜드는 어떤 것인가?
△콜맨이 꾸준하다. 스노우피크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질이 좋기 때문이다. 대부분 국산을 좋아하는 편이다. 콜맨이나 스노우피크 모두 엘 브레스 매장에 숍인숍 형태로 들어와 있다.
-주소비 연령대는 어떻게 되는가?
△겉으로는 30대가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40대에서 더 많은 소비가 이뤄진다.
-빅토리아의 연간 방문객 수는 어떻게 되는가?
△3개 합쳤을 때 2000만명 정도 된다. 그 중 실제 구매를 한 사람은 수백만명 정도다. 빅토리아 본점만 지난해 59만명이 방문했다. 겨울 스포츠에 대한 소비자가 많은 편이다. 12월에서 2월까지 스키나 스노우보드 용품을 구입하려는 손님들이 많다.
-매장에서 한국 브랜드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유는?
△고객층 대부분이 연령대가 있다. 이들에게 제품이 팔리려면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하다. 신뢰도의 차이? 그런 것 때문에 잘 갖다놓지 않는다. 중국이나 한국의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중국은 원산지로만 알려져 있어 거기서 나온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건 우리에게 이미지적으로 잘 와 닿지 않는다. 하지만 휴대용 스포츠 타월로 유명한 엔릿이나 독특한 캠핑용품을 선보이는 헬리녹스 등은 입점돼 있다.
-엘 브레스 아넥스는 어떤 성격의 매장인가?
△아넥스(ANNEX)는 올 7월 오픈 했다. 원래 빅토리아 내의 다른 매장이었다. 산에서 바다까지 영역을 넓혀 다양한 아웃도어 종목을 보여주고 그에 관련된 제품들을 보여주고자 했다. 일본에서는 각종 페스티벌에서 아웃도어 룩을 즐긴다. 아넥스 매장은 이런 것과 관련이 있고 젊은 사람들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매장이다.
-일본 아웃도어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나?
△어려운 질문이다. 후지산 영향이 오래 갈 것 같다. 레저 쪽으로 가족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테이블이나 용품 등을 집안에서 쓰려는 사람도 많다. 당분간 상승세 지속될 것이다.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그 사람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가 트레킹이다. 젊은 층에서도 트레킹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2020년 도쿄에서 열릴 올림픽을 기대하고 있다.
윤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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