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미필이라 더 혼나나요… 오바마 스타벅스 경례

[친절한 쿡기자] 미필이라 더 혼나나요… 오바마 스타벅스 경례

기사승인 2014-09-25 18:01:55

커피를 든 손으로 커피잔과 함께 경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례법입니다. ‘아메리카’ 답게 참 자유분방합니다. 마치 자유의 여신상처럼 오른손에 횃불을 든 것처럼 말이죠.

오바마는 23일(현지시간) UN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 맨해튼에 도착했습니다. 전용 헬기 ‘마린 원’을 타고 현장에 나타난 오바마는 대기하고 있던 해병대 병사 2명에게 거수경례를 받았습니다. 기분 나쁜 일이 있었던 걸까요? 커피잔을 든 오른손을 이마 근처에 갖다대며 성의 없이 답례를 했습니다. 현장에 없던 사람들도 백악관이 올린 인스타그램 동영상 보고 다 알게 됐죠.

미군 규정집에 따르면 경례는 군인예절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손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면 차라리 경례를 하지 말라고 명시돼 있죠. 군 입장에서 보면 오바마의 경례는 굉장히 무례한 행동입니다.

오바마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SNS를 통해 ‘스타벅스 경례’ ‘라테 경례’라고 비꼬면서 “해병대에 이렇게 무례할 수 있느냐” “커피를 왼손에 옮겨들고 제대로 경례를 했어야한다” “어떤 말로도 변명이 안 된다”등의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적절한 행동이 아니었다는 것이죠.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도 “오바마의 경례는 군에 무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공화당 전략가 칼 로브 전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얼마나 무례한 행동인가. 그러나 오바마가 지금까지 한 일을 본다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가 군을 경시한다는 의혹은 계속 있었습니다. 이전에도 해병대 병사의 경례에 답례 없이 지나치거나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비가 오자 해병대원에게 우산을 받치게 해 구설수에 올랐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강아지를 품에 안은 채 거수경례를 했다가 비난의 화살을 맞았습니다.

백악관은 진화에 나섰습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라테 사태’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이 문제로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분명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군인들을 아주 존경한다는 사실”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 2위, 최근 25년간 가장 존경받는 미국 대통령 2위. 1위는 아니지만 엄청난 존경을 받는 인물. 오바마입니다. 경례 한 번 잘못 했다가 그간 쌓아온 명성도 무너지게 생겼습니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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