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성추행 의사를 모두 ‘의사’라고 부르지 말라? 민감한 ‘의사단체’

[쿡기자의 건강톡톡] 성추행 의사를 모두 ‘의사’라고 부르지 말라? 민감한 ‘의사단체’

기사승인 2014-10-02 15:37:55

“의사라고 다 의사가 아니다! 치과의사, 한의사랑 구분해 달라!”

최근 사회 지도층의 성폭력과 성추행 사건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죠. 이러한 성추행 사건에서 의사, 변호사, 종교인 등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전문직 종사자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통계가 나와 이목을 끌었습니다. 문제는 이 보도를 보고 유일하게 민감하게 반응한 단체가 있다죠. 바로 ‘의사단체’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최근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이 의사, 변호사, 종교인 등 6대 전문직 종사자가 저지른 성범죄 통계에 대한 자료를 내자, 의사 대표 단체인 ‘의사협회’가 들고 일어났습니다. 바로 의사에 대한 분류를 명확히 하라는 이유 때문인데요. 이들은 의사라고 다 의사가 아니므로, 치과의사 한의사와 반드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강기윤 의원실에서 통계를 잘 못 낸 것일까요? 살펴보죠. 강기윤 의원실에서 낸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따르면 지난 5년간 성범죄 혐의로 검거된 의사, 변호사 등 6대 전문직 종사자는 2132명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중 의사가 739명으로 가장 많고 2위는 종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합니다. 강 의원은 “전문직 종사자들의 성범죄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므로 더욱 엄중하게 단죄해야 한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자료만 보면 기자들이 소위 말하는 팩트(Fact,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의사들은 다르게 말합니다. 왜냐구요? 바로 ‘의사’라는 분류가 잘못 됐다는 지적입니다. 의사협회 측은 “강기윤 의원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의사’라고 표현된 직업군은 사실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정확히 의료법상 ‘의사’만을 구분한 통계가 아니다”며 “해당 의원실은 이와 같은 사실을 명확히 파악한 뒤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초해 자료를 배포했어야 함에도 성급하게 자료를 배포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이들의 명예도 실추됐다고 분노를 금치 못했습니다. 다시 말해, 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를 분류해 통계를 냈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언뜻 보면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요즘 썸을 타는 남녀 관계를 재미있게 풀어 쓴 노래가 있죠. 가수 씨스타의 ‘소유’와 정기고가 부른 노래 제목 ‘썸’의 한 가사가 떠오릅니다. 가사에는 ‘요즘 따라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라는 대목이 나오죠. 왜 이런 가사가 문득 떠올랐을까요.

보통 관용적으로 의사라고 부르는 것에는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가 통틀어 사용되기도 합니다. 일반 국민들은 이들이 의료법상 구분되고 있는지조차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의사와 한의사, 치과의사를 구분하지 않고, 성추행 한 인원을 자신들이 주장하는 ‘의사’라는 분류에 모두 넣어 집계했다는 것이 그들의 명예를 실추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의사분들께서 지나치게 예민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강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그건 의사들의 생각일 뿐이다. 저희들은 크게 자료에 문제가 된다고 여기지 않는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존경을 받고 있으며, 지위가 있는 분들이 성추행이 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되려 의사라는 단어에만 치중해 목소리를 높이려 한다면 그 어떤 누가 이해해줄까요.

아 그래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알려드릴까 합니다. 의사라는 단어를 구분할 필요는 있다고요. 의사는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가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나요?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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