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손연재가 구기종목 다 밀어내네~” 중계 편성에 불만 폭주

[친절한 쿡기자] “손연재가 구기종목 다 밀어내네~” 중계 편성에 불만 폭주

기사승인 2014-10-02 17:32:55

막바지에 다다른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대회전부터 국민적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출전한 손연재는 이에 부응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한 단체전에서 역사상 처음 은메달을 딴 겁니다. 손연재와 이다애(20), 김윤희(23), 이나경(16)이 그 주인공입니다.

손연재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개인전 메달이 남아있지요. 예선에서 손연재는 네 종목 합산 71.732점을 받았습니다. 참가자 28명 중 가장 높은 점수였죠. 어느 때보다 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중계권을 가진 지상파 방송사들도 한껏 부푼 모습입니다. 2일 열리는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승전을 너도나도 편성했습니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경기는 KBS 1TV와 MBC에서 중계합니다. 시간도 여유롭게 할애했습니다. 두 방송사 모두 오후 5시30분에 방송을 시작합니다. 4시간동안 이어지고 오후 9시30분쯤 마칩니다.

웬일인지 인터넷에는 이를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들끓습니다. 몇몇 네티즌들은 “언제부터 리듬체조가 구기종목을 뛰어넘는 인기종목이었나” “손연재가 핸드볼, 농구, 배구, 축구 다 밀어낸 어이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합니다. 어떻게 된 상황이냐고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리 대표 선수들이 출전하는 주요 경기들이 이 시간에 몰렸습니다. 남자 핸드볼 결승전이 오후 6시부터 열립니다. 15분 뒤에는 여자 농구 결승전이 펼쳐지지요. 이뿐이 아닙니다. 여자 배구 경기도 있습니다. 오후 7시30분부터 중국과 금메달을 두고 겨룹니다. 또 있습니다. 오후 8시부터는 남자 축구 대표팀이 북한과 결전을 벌입니다. 이 역시 결승전입니다.

손연재의 경기 시간이 주요 구기종목들과 애매하게 다 겹치게 된 겁니다. 시청률이라는 숙명을 안은 방송사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다른 경기들은 제대로 된 중계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청자들의 지적입니다.

앞서 공개된 방송사 편성표에 따르면 KBS 2TV도 리듬체조 경기를 내보낼 예정이었습니다. 최종 편성은 축구 결승전으로 수정됐지만요. 나머지 종목은 SBS만 중계합니다. 과연 무리 없이 소화해낼 수 있을까요? 구기종목 메달을 기다린 시청자들은 김이 샐만한 상황입니다.

방송사들 내부적으론 여러 논의가 있었겠지요. 다만 중계의 다양성을 기대했던 이들은 조금 아쉽습니다. 중계권은 방송사 몫이나 시청권은 시청자 몫이니까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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