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결산-말말말] “저도 시집은 가야죠” 선수들 보다 화제된 AG 중계진 ‘어록’

[아시안게임 결산-말말말] “저도 시집은 가야죠” 선수들 보다 화제된 AG 중계진 ‘어록’

기사승인 2014-10-04 15:19:55

2주 동안 우리에게 감격과 환희의 순간을 준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벌써 막을 내립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아시안게임이었죠. 최선의 경기를 펼친 선수들은 물론, 뒤에서 묵묵히 명품 해설을 펼친 중계진들의 재치있는 말들이 화제입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스포츠 출신 스타 중계진과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스타 캐스터를 중계에 투입해 관심을 모았죠. 특히 관록의 MBC 야구 해설위원 허구연의 어록이 압권입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진행된 2014 인천아시아게임 대한민국과 대만의 야구 결승전에는 허구연 MBC 해설위원이 나섰죠. 그는 MBC에서 프로야구 정규시즌 중계를 도맡으며 시청자들에겐 이미 익숙한 해설위원이죠.

허 위원은 오랜 해설 경험을 바탕으로 한 ‘깨알 멘트’를 선보여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8회 초 황재균이 2타점을 뽑아내자 허 위원은 야구 중계로 결방된 국민드라마 ‘왔다 장보리’를 언급했습니다. “‘왔다 장보리’보다 더 재밌는 것 같은데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죠.

다음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나온 중계진들의 말말말, 화제의 어록입니다.

△“간절함은 역시 포기를 하지 않게 한다.”

‘코리안특급’ 박찬호 SBS 해설위원이 한 뭉클한 말이죠. 지난달 28일 대한민국 대 대만 야구 결승전에서 박 위원은 선수들의 입장을 헤아리는 중계를 했습니다. 한국 대표팀이 3:2로 대만에 끌려가던 8회 초, 2사 2-3루 상황에서 황재균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하자 박찬호는 “간절함은 역시 포기를 하지 않게 한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실익도 없는 대회 유치하곤 적자 떠안고, 그나마 제대로 준비도 못해 망신살 뻗치는…”

서형욱 MBC 해설위원의 일침입니다. 그는 지난달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요즘 아시안게임 뉴스를 보고 있으면 소치 올림픽 때 소치 욕하고 비웃던 우리가 떠오른다. 실은, 우리야말로 수준 이하였던 거다. 실익도 없는 대회 유치하곤 적자 떠안고, 그나마 제대로 준비도 못해 망신살 뻗치는…”이란 글을 게재했습니다.

지난달 21일 선수들과 자원봉사자에게 지급한 도시락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이 검출됐습니다. 이어 갑작스런 정전으로 경기가 중단되거나 또 심판과 통역 등이 대기하는 좌석 티켓이 일반인에게 판매되는 등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졸속 운영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시집은 가야죠.” “십세발?”

이번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KBS 양궁 해설위원 기보배가 한 말입니다. 그는 앞서 “대표 선발전 탈락 후 또 다른 기회가 오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며 “선수들의 표정까지 읽어내는 생동감 있는 해설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죠.

지난달 25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 컴파운드 단체전 8강 한국과 라오스 경기를 앞두고 기보배는 한 매체와 인터뷰를 가졌죠. 과거 공식 연인이었던 오진혁에 대해 “아직도 교제하는 줄 아는 분이 꽤 있다. 이미 헤어진 지 오래다. 저도 시집은 가야죠”라고 말을 했습니다. 이후 기보배의 발언은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또 ‘기보배’ ‘오진혁’ 등이 실시간 검색어 포털사이트를 점령하기도 했습니다. 또 기보배는 십점 세발을 “십세발”이라고 표현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시원한 맥주 같은 골이다. 까스활명수 같아.”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환상 호흡을 맞췄던 ‘아빠 어디가’의 아빠들, 김성주·송종국·안정환 MBC 해설위원이 이번 아시안게임에도 투입됐습니다. 지난달 25일 경기 고양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16강 홍콩과 경기에서 후반 31분 1대 0 상황에서 박주호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이 홍콩의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여기에서 안정환은 “시원한 맥주 같은 골”이라며 “점심 때 먹은 짜장면 때문에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했는데 까스활명수(소화제)를 먹은 것 처럼 뻥 뚫렸다”고 말해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쥐가 난데는 침이 최고, 이름도 허준”

어록하면 SBS 배성재 캐스터죠. 이번 게임에서는 ‘이름 해설’을 선보여 화제입니다. 지난달 22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펜싱 플뢰베 개인전에서 배성재는 준결승에 오른 한국의 허준 선수와 일본의 오타 유키를 두고 어록을 남겼습니다. 허준 선수가 일본의 오타 유키 선수를 15대 14로 이기자 “동의보감 허준처럼 오타 유키를 콕콕 찌르고 있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경기 중 허준 선수가 쥐가 나 10분간 휴식을 취하자 “쥐가 난데는 침이 최고입니다. 이름도 허준이고요”라고 말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습니다.

‘평화의 물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진행된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4일 오후 6시부터 폐막식을 갖죠. 우리나라는 금 77개, 은71, 동80개로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를 확정지었습니다. 4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온 우리 선수들, 그리고 생생한 중계를 위해 힘쓴 중계진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hy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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