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LA다저스 타선이었다. 류현진이 호투를 펼치는 동안 타선은 지긋지긋하게 적시타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6이닝 동안 삼진 4개(1홈런 포함 5피안타)를 솎아내며 1실점만 내주는 호투를 펼쳤다. 자기 몫을 충분히 하고도 남은 역투였다.
그에 비해 타선은 답답했다. 다저스 타선은 1회부터 무사 2루의 득점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야시엘 푸이그가 헛스윙 삼진, 애드리안 곤살레스가 좌익수 뜬공, 맷 켐프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2회에도 2사 1, 2루로 안타 한 방이면 선취점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운이 따르지 않았다. 타자가 투수 류현진이었던 것. 류현진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0대 1로 뒤진 5회에 다저스는 류현진이 희생번트를 성공해 볼넷으로 1루에 나가 있던 A.J 엘리스를 2루로 보냈다. 하지만 이번엔 디 고든이 2루 땅볼로 아웃됐다.
이어진 6회엔 선두 타자 푸이그가 우익선상 3루타를 쳐 냈다. 하지만 곤살레스와 켐프는 각각 좌익수 뜬공과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푸이그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2사에서 핸리 라미레스가 우측으로 날아가는 적시 2루타를 쳐 동점을 만들었다. 이날 나온 유일한 적시타였다. 하지만 후속 타자인 칼 크로포드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대량 득점을 내 분위기를 가져가야 하는 상황에서 흐름이 끊긴 것이다.
여기에 다저스 불펜은 2점을 내줬고, 타선은 9회에도 1사 1,2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국내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시절에 류현진의 별명은 ‘소년가장’이었다. 신인 때부터 동료 선수들 도움을 너무 못 받으며 애처로울 정도로 고군분투한다는 의미였다. 그 별명이 떠오르는 경기였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