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사나이, ‘가짜 생활관’ ‘가짜 보직’ 논란… “군 홍보 방송” vs “예능일 뿐”

진짜사나이, ‘가짜 생활관’ ‘가짜 보직’ 논란… “군 홍보 방송” vs “예능일 뿐”

기사승인 2014-10-07 15:44:55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가 촬영 편의를 위해 다른 공간을 가상의 생활관으로 개조 또는 설치해 실제 생활관인 것처럼 방송하는 등 군대 생활을 왜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일부 촬영 땐 병사들의 보직을 바꾼 사실도 드러났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진짜사나이 지원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년 6개월간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육군 18개 부대, 해군 3개 부대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그런데 육군 7공병여단, 27사단, 수방사, 3사단, 수기사, 201특공여단, 부사관학교 등 7개 부대 촬영에서는 장비설치 등을 이유로 실제 생활관이 아닌 다목적실, 간부연구실 등에서 촬영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군 2함대 참수리 327정 촬영 때에는 실제 생활관 공간이 부족해 같은 건물 내에 MBC측이 설치한 제작 침실을 생활관처럼 꾸민 뒤 촬영이 이뤄졌고, 촬영에 나온 생활관 재실 인원도 실제 병영보다 적었다.

보직과 직책이 뒤바뀐 경우도 있다. 방송에 출연한 병사들 보직의 경우 육군은 4명의 인원(7공병여단 설상병, 수방사 김상병, 17사단 송상병, 아라우부대 황병장)이 분대장이 아닌데도 분대장으로 출연했고, 해군은 전탐병이 조타병으로, 의무병이 갑판병으로 직책을 변경해 출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진짜사나이 방송에 나온 군대 모습은 실제 대한민국 어느 곳에도 없다”며 “MBC에서 만들어 놓은 세트장에서 촬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송에선 계급도, 직책도, 업무도 다 바꿔서 연기하고 있다”며 “뉴스에서는 군내 구타와 가혹행위보도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 진짜사나이에서는 깔끔하고 화기애애한 군의 모습만 홍보하고 있다. 군은 예능을 뒤에 업은 홍보보다 아픈 곳을 드러내고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소식은 인터넷 논란으로 번졌다. 네티즌들은 “진짜 사나이가 가짜라는 게 밝혀졌다”며 “군필자 입장에서 납득 가지 않는 점이 많다” “가짜 사나이대로라면 군대 두 번 갈만하다” “리얼리티를 표방하지 말아야 한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그러나 “예능은 예능으로 보자”는 의견도 만만찮다. 이들은 “웃자고 만든 프로그램인데 너무 진지하다” “예비역들은 이해하고 본다” “이게 국감에서 거론될만한 일인가”라고 반박했다.

진짜 사나이 제작진 측은 과한 비판이라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일부 부대 생활관의 경우 공간이 협소해 촬영이 불가능했다”며 “이 경우 다목적실 등 비어있는 공간을 생활관으로 만들어 촬영했다”고 말했다.

실제 생활관에 있는 재실인원과 촬영 하는 재실 인원이 일부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재실인원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그 안에서 생활하는 인원은 부대장의 재량이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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