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의 새로운 도전 ‘미생’, 막장·스타 캐스팅 없어도 자신있다

tvN의 새로운 도전 ‘미생’, 막장·스타 캐스팅 없어도 자신있다

기사승인 2014-10-07 17:45:55
사진=박효상 기자

한국 드라마는 세계 시장에서 잘 팔린다. 한류의 선도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비판도 거세다. ‘막장 드라마’로 표현되는 시청률 지상주의, 인과관계를 무시하는 플롯, 신데렐라 신드롬만 답습하는 천편일률적 소재가 판을 치기 때문이다.

반면 새로운 시도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막장 요소와 스타 캐스팅 없이 성공한 tvN ‘응답하라’ 시리즈는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한 지상파 드라마를 위협했다. 그런 tvN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새 드라마 ‘미생’을 통해서다.

미생은 만화작가 윤태호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사회 초년병의 눈으로 직장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샐러리맨의 교과서’라는 별명까지 얻은 인기작이다.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만으로 기대는 컸다.

미생은 원작 자체의 힘이 대단하다. 안철수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천 도서로 꼽았을 정도다.
그러나 미생은 기대와 함께 우려를 사고 있는 작품이다. 조회수 10억회, 단행본 판매량 50만부를 기록할 정도로 원작이 엄청난 히트를 쳤다. 무엇보다 원작과의 비교를 피해갈 수 없다.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미생’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원작과 비교되는 것에 대해 김원석 감독은 “비교가 두려우면 드라마를 못한다. 원작의 디테일한 것 모두를 따르면 실제 작품의 메시지를 못 전해준다고 생각한다”며 “원작이 가지고 있는 기본을 최대한 지키되 원작의 디테일에는 구애받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작의 팬들도 좋아하고, 원작을 보지 못한 사람들도 좋아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면서 “꼭 1회를 보고 판단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연 배우 역시 화제작에 캐스팅 돼 극을 이끌어 가야하는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다. 임시완은 “주연작이라는 부담감보다는 장그래를 잘 표현해야 한다는 부담이 더 컸다”고 했다.

임시완이 맡은 장그래 역은 바둑만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한 청년이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는 캐릭터다. 장그래는 직장에서 좌절하고 고뇌하는 주위 사람들과의 진솔한 관계를 맺으며 함께 어려움을 극복한다. 임시완은 “장그래는 자기가 원래 몸담고 있는 바둑과는 다른 세계에 던져진 채, 환대받지 못하는 인물”이라며 “사회를 구성하는 데 있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친구다. 어떻게 보면 이런 면이 나와 많이 닮아 있었다. 그래서 애착이 더 많이 갔고,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임시완 외에도 오차장 오상식역은 이성민, 홍일점 안영이 역에는 강소라가 캐스팅됐다. 캐스팅도 요즘 나름 인기 있고, 주목받는 배우들로 완료됐다. 중요한 것은 원작 캐릭터들과 드라마 속 인물들의 싱크로율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느냐가 문제다. 캐스팅이 완료 된 후 팬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의견은 분분하다.

김 감독은 캐스팅과 관련해 “웹툰을 본 사람들의 의견이 다양했다. 바로 캐릭터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점이 주관적이기 때문”이라면서 “한 두 사람이 느끼는 캐릭터의 느낌보다는 원작자의 의도에 벗어나지 않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도 이러한 우려의 시선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들은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판단은 시청자분들이 해주실 몫으로 남기겠다. 우리는 우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 속에서도 김 감독은 자신감은 드러났다. 드라마 연기로 처음 데뷔하는 김동식 역의 배우 김대명과 변요한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들의 연기가 다르긴 다르다. 첫 시청자 반응이 편집실 반응이다. 편집실 반응을 그대로 전하면 ‘저런 연기자가 있었나’ 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활약을 예고했다. 이어 “드라마에서 가장 버린 건 지적인 부분이다.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건 감성적인 부분과 페이소스가 들어간 코미디다”라고 말하며 “합이 맞고, 페이소스가 들어간 코미디는 짠함마저 불러일으킬 수 있다. 코미디가 원작보다 조금 더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17일 오후 8시40분 첫 방송.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