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종합병원 관계자와 환자가 공모해 73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챙긴 혐의(사기)로 병원장과 환자 등 모두 295명을 적발해 환자 주모(54)씨 등 16명을 구속하고 나머지는 불구속 입건했다.
병원장 박모(53)씨는 2010년 병원 인근 모텔을 인수해 병원로 개조한 뒤 2013년 9월까지 경미한 환자 288명을 대상으로 입원치료가 필요한 것처럼 꾸며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 25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다른 병원 관계자들도 입원하지 않은 환자들에게 일주일 단위로 진료, 투약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거나 환자의 장기 외출기록 등을 삭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5억원 상당의 요양급여비를 받아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보험금을 노린 허위 환자들로부터 외출, 외박기록 삭제의 대가로 수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들이 일부 허위 환자들에게 근로능력이 없는 것처럼 서류를 작성해주고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자격을 갖추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허위 환자들은 보장성이 높은 보험에 가입한 후 아픈 곳이 없거나 통원치료가 필요없는 상태인데도 이 병원을 찾아가 입원 등록을 한 후 모두 46개 보험사로부터 48억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한 환자는 친인척 14명을 보험사기에 끌여 3년 9개월 동안 4억5000여만원의 보험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부당하게 챙긴 보험금은 모두 보험사에 의해 환수 조치된다.
경찰은 이 병원에 일명 ‘나이롱 환자’가 많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2010년 1월부터 2013년 9월까지 3년여간 병원에서 입원한 환자 1만1000여명 중 1300명을 표본 조사해 불법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허위 입원 환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병원 관계자들은 추가 조사를 통해 사법처리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