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친절한 쿡기자] 인터넷 울린 초등학교 운동회… ‘칼퇴’ 가능한 사무실에 “부러워”

[금주의 친절한 쿡기자] 인터넷 울린 초등학교 운동회… ‘칼퇴’ 가능한 사무실에 “부러워”

기사승인 2014-10-11 17:22:55

“퇴근해” 책상 치우는 네덜란드 회사 한국서 ‘칼퇴’ 하면 책상 없어질 걸

‘나인 투 식스(9 to 6).’ 통상적인 근무시간입니다. 물론 꿈같은 얘기라는 사람도 많습니다.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꿈이 현실이 된 곳이 있습니다. 오후 6시 퇴근시간이 되면 사무실이 사라져 버린답니다. 놀랍지 않으신가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디자인회사 헬데르그로엔의 이야기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이 회사엔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오후 6시가 되면 책상들이 없어집니다. 의자와 서랍장 모두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죠. 그래서 별명도 붙었습니다. ‘6시면 사라지는 사무실’이라고요.

유튜브에 사무실이 사라지는 일련의 과정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되며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처음에 호기심으로 클릭 했던 사람들이 내용을 안 뒤엔 다들 고개를 끄덕입니다. 단순한 이벤트나 장난이 아니었던 것이죠.

직원들의 정시퇴근을 유도하려는 장치였습니다. “야근을 하지 않아야 업무 효율성이 높다”는 경영진의 생각에서 비롯된 인테리어라고 합니다. 경영진은 “업무시간 이후엔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활동을 즐겨야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왁자지껄했던 사무실(사진 1)이 순식간에 텅 비는 비밀은 간단합니다. 책상에 강철 케이블을 연결한 겁니다. 케이블을 조종해 퇴근시간엔 책상을 천장위로 끌어올리고(사진 2) 출근시간엔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습니다. 다른 집기들은요? 의자와 서랍장 아래 바퀴를 설치해 옮기기 쉽게 했습니다. 업무와 관련된 모든 집기들이 치워진 사무실은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신합니다. 요가 등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사진 3). 때로는 파티가 열립니다. 물론 다음날 오전 9시엔 모든 게 원래 자리로 돌아오지요.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우리 네티즌들은 유독 허탈해하는 분위기입니다. 인터넷에는 “역시 선진국은 다르다” “정말 부럽다”는 등의 한탄이 이어집니다. 한 네티즌은 “한국에선 오후 6시 ‘칼 퇴근’ 자주하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책상이 없어지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유머 섞인 댓글을 남겼는데요. 놀랍게도 1만건에 가까운 공감을 기록했습니다.

많은 직장인이 퇴근시간이 지나도 상사 눈치 보며 자리를 뜨지 못하는 데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고충은 실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잘 드러나죠. 종종 직장생활 스트레스를 묻는 조사가 실시되면 ‘야근이나 휴일근무 등의 초과업무’ 항목이 늘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언제쯤 해결될 수 있을까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겠지요.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직장문화 정착, 배려와 노력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꼴찌와 손잡고’… 인터넷 울린 초등 운동회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네티즌들을 감동시켰습니다. 어른도 하기 어려운 일을 아이들이 했기 때문입니다.

사연은 국민일보가 6일 오전 온라인판에 송고한 기사로 알려졌습니다. 유명 커뮤니티에 ‘초등학생에게 배울 점이 있네요’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랐는데 감동적이라는 내용입니다.

운동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가 사진을 찍은 뒤 ‘운동회 달리기 장면입니다. 맨 오른쪽 아이는 항상 꼴찌만 합니다. 나머지 애들이 달리다 멈춰 꼴찌로 달려오던 친구의 손을 잡고 같이 뛰었습니다’라는 설명을 붙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처음 사진에는 아이들 얼굴이 모자이크로 처리돼 표정을 읽을 수 없었어요. 인터넷으로 1보가 나가자 네티즌의 호응이 잇따랐습니다.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네요”라면서 말이죠.

기사가 나간 뒤 반나절 만에 몸이 불편한 김기국 어린이의 아버지 김대열(52)씨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김씨는 “대견한 아이들의 선행을 기사로 써 고맙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 아이들은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에 있는 제일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들입니다. 사진 왼쪽부터 심윤섭, 양세찬, 오승찬, 이재홍군이고 맨 오른쪽 아이가 김군입니다. 지난달 22일 학교 운동회 때 생긴 일이라는군요. 김씨는 “결승선을 얼마 안 남기고 이 녀석들이 갑자기 서더니 아들 손을 붙들고 함께 달려가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군은 연골무형성증을 앓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잘 뛰지 못하는 아들이 중간에 포기할까 가슴을 졸였답니다. 하지만 걱정은 벅찬 감동으로 변했죠. 아이들은 초등학교 내내 달리기 꼴찌를 하던 김군을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김씨로부터 모자이크 없는 사진을 다시 받았습니다. 아이들 표정 보세요. 얼마나 해맑은지 모릅니다. 김군은 펑펑 쏟아지는 눈물을 닦아내고 있네요. 김씨는 “아이들이 제 아들 손을 잡는 순간 아들도 저도 울었다”면서 “아이들도 대견하지만 평소 아들을 배려해주는 2반 담임 정희옥 선생님의 공이 크다”고 했습니다.

후속 기사에는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도 첨부했습니다. 감동 받은 네티즌들은 “이 아이들처럼 배려하고 함께 간다면 모두 1등이 되지 않을까. 고마워 얘들아” “동영상과 사진을 볼 때마다 눈물 주르륵”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라면서 칭찬했습니다. 아, 즐거운 소식도 있습니다. 에버랜드는 6학년 2반 아이들 모두 에버랜드로 초청했다는 군요. 각박한 세상에 찌든 어른들에게 큰 감동을 준 아이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죽는 날짜를 알 수 있다면? ‘데스 워치’ 개발 화제

죽는 날짜를 알면서 살아간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기대수명을 계산하고 죽는 날짜까지 알려주는 ‘데스 워치’(Death Watch)가 개발돼 화제입니다. 의료기록을 포함한 생활습관을 참고해 착용자의 사망시간을 거꾸로 계산할 수 있다네요. 시계 이름은 티커(Tikker)입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스웨덴 발명가 프레드릭 콜팅이 발명한 데스 워치는 평소 생활 습관 병력 등을 입력해 기대수명을 계산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시계는 먼저 착용자의 의료기록에 대해 질문합니다. 착용자는 알레르기 등 질병을 포함한 자신의 의료기록 정보를 입력하면 됩니다. 암, 당뇨와 가족 내 다른 질병이 있는 경우, 음주와 흡연 여부도 묻습니다. 추가로 몸무게뿐 아니라 얼마나 운동하는지 등도 입력할 수 있죠.

착용자의 나이는 예상된 죽는 날짜에서 차감하는 형식으로 표시됩니다. 이때부터 카운트다운도 시작되죠. 년 월 시간 분 초 단위로 볼 수 있습니다. 시계 화면 윗부분에는 남은 기대수명이, 아랫부분에는 자신이 사는 지역의 표준시간이 나옵니다.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으로 시계는 49.99 파운드(약 8만 5000원)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저렴하죠?

콜팅은 “티커는 행복시계”라며 “사람들이 남아있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우리가 언제 떠날지 알 수 있다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소중히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계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인터넷에는 “보는 내가 수명 줄겠네” “알고 싶지 않음” “묘한 생각이 든다. 삶과 죽음 그리고 예정된 날짜” “증오하는 사람에게 한번씩 선물하기 좋은 상품” “디데이를 기다리는 마음이겠네. 퇴근 시간 기다리듯” “살 맛 나겠다. 시간 볼 때마다 ‘300일 남았다’이러면” 등의 의견이 많습니다.

물론 “버킷리스트 만들어서 계획 맞춰 살 수 있겠네” “갖고 싶다. 어디서 살 수 있나?” “멋지다. 시간을 더 알뜰히 쓸 수 있겠다” “영화 인 타임(In Time)이 생각난다” 등의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들도 있습니다.

콜팅은 마지막으로 말합니다. 죽음은 협상이 없지만 삶은 그렇지 않다고요. 데스 워치를 통해 어떻게 시간을 소중하게 다루는지 알 수 있다는 거죠. 더 중요한 건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거 아닐까요?



아직도 뜨거운 ‘잡스 功過’ 논쟁… 삼성·LG에는 없는 애플의 힘

지난 4일 애플 직원들은 한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이 보낸 것이었죠. 이제 감을 잡으셨나요? 맞습니다. 5일(한국시간)은 애플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사진)의 3주기입니다.

쿡은 이메일에서 “여러분들이 잠시 시간을 갖고 잡스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준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이어 “어린이들은 그가 꿈꾸었던 제품을 갖고 새 방식으로 배우고 창조적인 이들은 교향곡·팝음악·소설·시를 쓴다. 아티스트가 새 걸작을 만드는 배경도 됐다”며 “잡스의 비전은 그가 살아있던 기간 보다 훨씬 더 길게 남아있을 것이며 애플을 세울 때 다진 기반은 언제나 우리에게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쿡은 “스마트폰은 엄지손가락 하나로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잡스의 철학을 뒤집고 지난달 아이폰6(4.7인치)과 아이폰6플러스(5.5인치)를 출시하면서 ‘패블릿폰’(스마트폰+태블릿PC)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쿡은 “오늘날 우리가 하는 생각이나 작업은 그가 떠난 뒤 이뤄진 것이지만 그가 영향을 미친 것은 틀림없다”고 잡스를 예찬했습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비지니스 인사이더’도 잡스를 재조명하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논점이 좀 다릅니다. 이 매체는 “잡스의 리더십으로 애플이 아이팟, 아이맥,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출시해우리 생활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면서도 “늘 옳은 결정만 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잡스의 9가지 오판을 소개했습니다.

이 매체는 잡스 생전 인터뷰들을 토대로 △IBM이 유일한 컴퓨터 공급업체가 될 것이다 △음악 가입 서비스는 파산할 것이다 △아이튠즈는 음원만 파는 곳이다 △소비자는 아이팟에서 영상 시청을 원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태블릿에 관심이 없다 △아이폰4 안테나에는 문제가 없다 △패블릿폰은 아무도 안 살 것이다 △애플 지도 서비스가 구글 보다 낫다 △아이패드 최소 크기는 10인치 등을 지적했습니다.

트위터 등 SNS에선 잡스의 오판이 실제 개발 중이었지만 경쟁사를 의식해 감췄을 것이라는 해석과 애플도 결국 시장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각종 소설과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수많은 이들의 추앙을 받고 있는 잡스를 예찬하거나 비판하는 것 모두 애플의 자양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을 이끌어내는 바탕에는 이런 애증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애플과 경쟁하면서 글로벌 반열에 오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대목이 바로 이런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공연 가지 말고 개기월식이나 볼걸 그랬어” 디바의 무대 대참사

머라이어 캐리(44)는 이름만으로도 충분한 가수입니다. 팝의 여왕이죠. 그래미상을 5번 수상했고, 무려 18곡을 빌보드차트 1위에 올렸습니다. 5옥타브를 넘나드는 가창력으로도 유명합니다. 불가능에 가까운 고음을 소화해 ‘돌고래 음역대’라는 별명을 얻었죠. 그의 실력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습니다.

그런 캐리가 11년 만에 내한공연을 가졌습니다. 지난 8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미. 아이 엠 머라이어 라이브 인 서울’입니다. 공연 전부터 팬들의 관심은 남달랐습니다. 기대어린 시선이 쏟아졌지요. 그런데 공연이 끝난 지금. 팬들을 공연을 ‘대참사’로 기억합니다.

쌀쌀한 기온을 무색케 하는 뜨거운 함성 속에 공연은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첫 곡 ‘판타지’부터 뭔가 이상했습니다. “아직 목이 덜 풀렸나?” 애써 마음을 다잡아봤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터치 마이 바디’ ‘이모션’ 등 이어진 곡들에서도 과거의 가창력을 찾긴 어려웠습니다.

캐리는 내내 음을 원곡보다 낮춰 불렀습니다. 고음 파트는 코러스에 의지했죠. 절정 부분도 가성으로 처리해 간신히 넘겼습니다. 오히려 밴드와 코러스가 훌륭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특히 알앤비 발라드곡 ‘마이 올’ 순서에 관객들은 음향장치를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웅얼거리며 노래를 불러 제대로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죠.

마무리는 더 의아했습니다.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가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가을밤에 캐롤이라니 다소 뜬금이 없었죠. 실망한 관객들은 공연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떴습니다. 엔딩곡이 울려 퍼질 땐 이미 객석의 3분의 1이 빈 상태였습니다. 남은 이들 중 일부가 아예 뒤돌아서서 개기월식을 바라보는 광경은 쓴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엔딩곡이 끝나고 무대 뒤로 사라진 캐리는 끝인사 한 마디 없었습니다. 앙코르 무대는 준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물론 객석에서 앙코르 요청도 없었지만요.

공연 뒤 인터넷은 실망감을 토로하는 반응으로 들끓고 있습니다. “이벤트 당첨돼 갔다 왔지만 왕복 차비와 시간이 아까울 정도다” “공연을 위해 준비한 게 대체 뭔지 궁금하다” “가수가 인사도 없이 퇴장하는 공연 처음 봤다”는 등의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사실 캐리의 가창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는 몇 해 전부터 나왔습니다. 최근 선보인 여러 무대에서도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세월에 장사 없다지요. 목상태가 많이 안 좋아졌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팬들이 지적하는 건 실력만이 아닙니다. 관객에 대한 예의입니다.

좀 더 성의를 보여줬더라면 어땠을까요. 노력하는 모습만이라도 말이죠. 11년을 기다린 팬들의 마음은 밤바람보다 훨씬 차갑습니다.

김상기 조현우 권남영 최지윤 박상은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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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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