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성혁 “왔다 장보리, 인기 요인 세 가지는…”

[쿠키人터뷰] 성혁 “왔다 장보리, 인기 요인 세 가지는…”

기사승인 2014-10-14 11:31:55


성혁은 10년간의 무명 생활을 지나 지금 빛나는 시절을 보내고 있다.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문지상 역을 통해 성혁이라는 두 글자를 알릴 수 있었다. 장보리에 이어 드라마인 KBS1 ‘당신만이 내 사랑’ 주인공을 꿰찼고, KBS2 ‘우리 동네 예체능’에 새 멤버로 합류했다.

드라마와 예능을 통해 인기를 이어갈 좋은 기회지만 성혁은 “똑같다. 변함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갑자기 얻은 인기에 들뜨지 않으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주말 저녁 연민정을 상대로 통쾌한 복수를 펼친 ‘갓지상’ 성혁이 쿠키뉴스와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왔다 장보리’ 끝낸 소감은.

“시원섭섭하다. 감독님과 작가님이 저를 믿고 선택해 주셔서 감사했다. 좋은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주셨으니까.”

-‘왔다 장보리’에 출연한 계기는?

“백호민 감독님과 MBC 아침드라마 ‘흔들리지마’로 호흡을 맞췄다. 당시 쫑파티 날 감독님이 다음에 꼭 작품 같이하자고 말씀하셨다. 저를 믿어주셨고, 저의 좋은 면이나 감정을 최대치로 끄집어내주셨다. 저랑 잘 맞아 떨어졌고, 좋은 연출관을 가지셨다. 또 제 연기를 좋아해주신다.”

-예를 들어 어떤 면을 좋게 봐주셨나?

“‘너는 영화를 해야 되는 배우다’ 이런 말씀을 해주신다. 대사나 말 보다는 감정을 표현하는 눈, 이런 포인트들을 집어주시고 인정해주신다.”

-장보리가 이렇게 반응이 좋을지 예상했나?

“못했다. 저 말고도 아무도 예상 못했을 것이다.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에 이 드라마에 대해 전혀 인지가 안 돼있었을 것이다. 나오는 배우들도 소위 말하는 톱스타도 없었고. 스탭들이 많이 말했다. ‘여기에 톱스타 있었으면 망했을 것’이라고.”

-성혁이 생각하는 장보리가 인기 있었던 세 가지 요인은 무엇일까. 짚어 달라

“첫 번째 작가님의 글, 두 번째 배우들 간의 호흡, 세 번째 스태프들이 감독님과 조율을 잘 한다. 주어진 대본에만 충실한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끔 포인트를 짚어주셨다. 배우만 잘 해서 된 게 아니었다.”

-마지막회는 봤나? 어땠나?

“집에서 시청했다. 제가 나오는 부분을 보면서 운 건 아니지만 보면서 울었다. 연민정이 일하는 국밥집에 가서 비단이를 만났을 때, 많이 울었다. 제가 비단이를 보내고 떠나는 뒷모습을 보면서도 울었다. 영화 ‘색계’를 보면서 ‘등으로도 연기를 할 수 있는 거구나’라고 느꼈다. ‘색계’의 한 장면에서 양조위의 앞모습은 나오지 않지만 뒷모습으로도 연기를 하는 것을 봤다. 물론 여러 가지 요소가 맞아야 되겠지만.”

-그럼 문지상의 뒷모습도 양조위의 등연기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나.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 신에서 감정을 이어 걸어갔다. 표현은 안 해도 뒷모습으로도 설명이 된 것 같다. 홀가분하게 비단이를 떠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가는 것이었다. 짠했다.”

-드라마 속 감정이 아직도 기억나는 것 같다.

“말하면서도 감정선이 이어져 다시 살아난다. 아직도 반응한다. 오락가락 잘 한다.”(웃음)

-황당한 설정이나 요소도 많았다. 연민정이 민소희로 변한다던지.

“그런 설정들이 없었다면 시청률이 잘 나왔을까 싶다. 사실 황당한 건 아니다. 말도 안 되는 설정들도 아니고. 그럴법하니까 시청자들도 보신 거다. 드라마의 출발은 항상 그럴법한 일들에 대한 공감을 가지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문지상 연민정도 마찬가지다. 사랑과 관심을 주시는 것도 그 이유가 아닐까.”

-마지막 회에서 과수원 사장으로 변신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인간은 결국 흙으로 돌아간다. 원래 설정은 사과밭이었다. 그러나 배밭으로 어쩔 수 없이 변경됐다. 사과였다면, 처음으로 시작하는 의미가 아닐까? 아담과 이브를 뜻하는. 대본보고 저는 그렇게 생각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무엇인가.

“정말 많은데, 지금 당장 딱 떠오르는 건 비단이한테 했던 ‘앞으로는 슬픈 일도 없고 힘든 일도 없이 잘 지내라. 사랑한다 내 딸’이다. 대사라기보다 호흡, 감정이다.”

-그러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연민정의 ‘후~’.”

-‘후~’ 연기를 하면서 이유리가 민망해하지 않았나?

“안 민망했을 것이다. 그 누난 하기 전엔 ‘어떻게 해야 돼’ 이러면서 민망해 하는데 슛만 들어가면 진지하게 임한다. 나 같은 경우는 계속 진지한 상태로 연기를 한다. 유리누나는 아기 같다. 저는 천사로 치면 루시퍼, 유리 누나는 말 그대로 천사다. 정말 착하다.”

-장보리에서 김용림 김혜옥 양미경 한진희 금보라 등 쟁쟁한 연기 선배들과 함께 연기했다. 성혁을 어떻게 평가해 주었나.

“잘 한다고 칭찬해주셨다. 금보라 선생님이 한 말 중에 ‘야 잘했다. 얘 때문에 시청률 많이 올랐다’는 것이 생각난다. 좋은 말은 아니었던 거 같다. 들뜰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기는 묵묵하게 걸어가야 하는 것 같다. ‘한결같음’ 이 마음 변하는 순간 연기 그만 둘 것이다.”

-연기 그만 두면 뭘 할 건가.

“영화 제작을 하고 싶다. 어설프게 하는 게 아니가 공부를 전문적으로 해서 도전하고 싶다. 소양을 쌓아야지.”

-갓지상, 탄산남 등 별명도 많다. 다른 작품에서 연기할 때 문지상이 겹쳐 보일 수 도 있을 것 같다.


“어쩔 수 없다. 걱정을 하는 순간 부담을 갖게 된다. 걱정 없는 건 아니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오히려 ‘문지상을 탈피해야 해’라고 마음먹는 순간 오버하거나 설정하게 된다.”

-미혼남이다. 비단이에 대한 부성애는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었나.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거꾸로 제가 어릴 때 기억을 되살리면 비단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아버지의 부재라는 것이 아이에게는 어떤 마음이 들 수 있을까를 이해하면서 부성애를 표현했다.”

-주연 맡은 일일드라마, 시청률도 어느 정도 보장 돼 있다.

“보장된 걸 뛰어 넘으려면 굉장히 큰 것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것들이 부담이 될 순 있다.”

-예상 시청률은?

“글쎄, 잘 모르겠다. 바람은 40%가 넘었으면 한다.”

-앞으로 배우로서의 각오는.

“연기를 정말 잘 한다기 보다 진짜에 가까운 사람.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진짜에 가까운 캐릭터를 연기 할 때 사람들이 그걸 봐 주시면 그것보다 더 성공한 배우가 어딨겠느냐. 영화도 하고 싶고. 지금 주어지는 일을 묵묵히 하겠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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