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다시 여성이 외출할 때 바지 착용을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중국을 왕래하는 북한 주민들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여성들이 외출할 때 바지를 못 입게 하다가 2009년 8월쯤부터 ‘점잖고 단정한 바지’에 한해 허용했다.
RFA는 중국에 출장을 온 복수의 북한 주민들이 “(여성의 외출 시 바지 착용 금지 조치가) 9월 1일부터 당의 지시사항으로 인민반 회의와 생활총화, 교양학습시간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반복해서 포치(전달)됐다”며 “(이와 관련된) 본격적인 단속이 시작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화교를 비롯한 북한 내 외국인 여성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출신의 한 주민은 “(현재) 평양시내 곳곳에 규찰대(단속반)가 깔려 바지 입은 여성을 단속하고 있으며 특히 바지를 즐겨 입는 여대생들이 단속에 가장 많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이 여성의 바지 착용을 금지하는 배경에 대해 평안남도 출신 소식통은 “남조선 황색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5년 전 여성의 바지 착용 금지를 풀면서 “아래 몸에 꼭 달라붙고 끼우는 바지, 아랫단이 넓은 나팔바지는 우리식이 아니다”라면서 단정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에도 ‘한류’가 스며들면서 청바지와 7부 바지, 심지어 스키니진을 입는 여성들이 늘어났고 이 때문에 북한이 다시 여성의 바지 착용 금지에 나섰다는 것이다.
북한 소식통들은 이번 조치로 농촌이나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 여성들도 출퇴근할 때는 치마를 입고 바지를 따로 가져가 생산현장에서 갈아입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여성의 바지 착용을 금지하면서 시장에서도 여성용 바지가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