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이병헌(44·사진)씨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모델 A씨(24) 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피고인들은 동영상을 근거로 돈을 요구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남녀관계에서 발생한 일로 계획적인 범행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은영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첫 공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 “금품을 목적으로 접근해 계획적으로 협박한 것이 아니라 이씨와 이성관계였다”면서 “이씨가 B씨에게 스킨십보다 더한 것을 요구했고, B씨가 이를 거절하자 헤어지자고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을 사달라고 요구했다는 검찰 측 공소사실도 사실과 다르다”며 “이씨가 성관계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A씨에게 먼저 살 집을 알아보라고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혐의로 기소된 걸그룹 멤버 A씨 측은 “어릴 적부터 연예계 생활을 한 탓에 불법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고 변론했다.
B씨 측은 “A씨가 이씨의 음담패설 동영상을 연예매체 ‘디스패치’에 제보하면 10억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해 동영상을 돈을 받고 파는 것이 불법이 아니라고 오해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 부장판사는 피해자인 이씨 본인과 이씨에게 A씨를 소개해줬다는 지인을 내달 11일 오후 2시 증인으로 소환했다. 사건의 성격을 고려해 이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이병헌 측 관계자는 A씨와 B씨 측의 항변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며 “추가적인 명예훼손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A씨와 B씨는 이씨에게 경제적 지원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함께 술을 마시며 찍어놓은 음담패설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이씨에게 현금 50억원을 요구했지만 이씨가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붙잡혔다.
김현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