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팬들에게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준플레이오프(준PO)는 두 번째 화두다. 최대 이슈는 김성근(사진) 감독의 거취다.
현 이만수·김응용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 팬들의 ‘염원’이 가장 뜨겁다. 급기야 SNS에선 한화 김승연 회장이 김 감독 영입을 직접 지시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만일 실현된다면 ‘야신’이란 별명을 가진 명장과 ‘3년 연속 꼴찌 팀’의 만남이라는 자체로 흥미롭다. 감독이란 자리가 부분이 아닌 전체를 돌봐야 하지만 그래도 ‘포커스’는 있기 마련이다. 만일 김 감독이 만년 하위 팀 한화를 맡게 된다면 가장 먼저 들이 댈 ‘메스 1순위’는 무엇이 될까.
이는 과거 한 강연 자리에서 나온 김 감독의 한화에 대한 평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지난해 5월 성균관대학교 수원캠퍼스에서 열린 ‘김성근 감독 토크쇼 With 야구부’에서 “한화가 약한 부분으로 ‘외야 수비’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야수는 우선 걸음이 빨라야 하는데 한화(외야진)에는 빠른 선수가 한 명도 없다”며 “(약한) 외야수비 때문에 1루타가 2루타로, 2루타가 3루타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한화의 최근 수 년 간 성적이 안 좋은 것에 대해 ‘투수가 없다’고 하지만 김 감독은 “외야 수비를 잘하면 투수도 자연스럽게 살아난다”고 주장했다.
김 감독은 한화 외야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김태완에 대해 “3루까지 볼을 못 던지는데 우익수를 보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한화 외야수는 보통 공이 펜스에 맞으면 공하고 같이 논다. 중간에서 볼을 잡아 처리해야 하는데 공을 쫓아가 같이 논다”며 “그 모습을 보면 귀엽기도 하다. 한화가 어떻게 이기는지 싶다”면서 외야수비 문제를 재차 강조했다.
김 감독은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하다. 과거 “선수만 포기 안 하면 난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 안 한다”는 말은 거듭된 훈련을 통해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는 그를 잘 보여준다.
김 감독은 이 강연에서도 “외야수의 조건은 빠른 발과 강한 어깨, 중계플레이를 잘해야 한다”며 “한화에는 이 세 가지를 잘하는 선수가 없다. 그래서 팀이 약하다. 선수가 없으면 훈련을 통해 고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한화의 외야 상황이 김 감독의 강연 내용과 딱 맞아 떨어지진 않는다. 올해 한화는 발이 빠른 외국인선수 델릭스 피에가 중견수를 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외에 최진행, 김태완, 고동진, 정현석, 김경언 등 주요 내야진이 지난해나 올해가 차이가 없다.
만일 김 감독이 한화를 맡으면 수비가 어떻게 달라질지, 그로 인한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가 어떻게 나올지 팬들은 벌써부터 상상하고 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