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기차역에 설치돼 있는 CC(폐쇄회로)TV의 98%가 얼굴 식별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모든 CCTV가 ‘있으나 마나’한 것이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의원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기차역 1680곳에 설치된 CCTV 1만5801대의 98%인 1만5510대의 해상도가 52만 화소 미만이다. 100만 화소 이상은 291대에 그쳤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영상에서 얼굴 식별이 되려면 최소 100만 화소 이상은 돼야 한다.
전체 CCTV 1만5801대 중 77%인 1만2168대는 역사 대합실, 승강장, 광장, 개·집표구에 설치돼 있고, 나머지 3633대는 변전소, 창고 등 시설물 감시용이다.
철도 이용객이 주로 이용하는 대합실, 승강장에 설치된 CCTV 1만2168대 중 100만 화소가 넘는 건 겨우 2.3%인 291대였다. 100만 화소 이상 CCTV는 방범용으로 코레일이 아닌 철도특별사법경찰대가 관리하고 있다.
CCTV 장비 노후도 심각해 전체 CCTV의 23%가 내용연수 8년을 넘긴 장비다.
2009년부터 올해 9월까지 역 구내에서 발생한 범죄는 총 3418건으로 매년 500건이 넘는다.
박수현 의원은 “철도는 국가 교통의 대동맥으로 하루 평균 344만명의 승객과 10만2000t의 화물을 수송하는 중요한 시설”이라며 “코레일은 철도 안전과 범죄 예방에 필수인 CCTV가 무용지물이 되지 않도록 노후 장비를 시급히 교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