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가 세월호 침몰사고 유가족들과 학생들 간의 ‘캠퍼스 간담회’를 열었다는 이유로 단과대 학생회장의 장학금 지급을 거절해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성균관대 등에 따르면 학교는 지난 15일 조형훈(23) 생명공학대학 학생회장에게 등록금의 70%를 돌려주는 ‘공로장학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학생회 활동을 하는 학생에게 주어지는 이 장학금은 지난주부터 단과대 학생회장들에게 지급이 시작됐다.
학교 측은 조씨에게 “학교가 거부한 행사를 학생회실에서 진행해 공로장학금에 해당하는 ‘공로’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가 속한 동아리 ‘소셜 메이커’는 지난달 24일 열릴 예정이던 캠퍼스 간담회를 위해 강의실 사용 신청을 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정치적인 교육 외의 활동”이라는 이유로 불허했다.
이에 조씨는 생명공학대학 학생회실에서 행사를 열 것으로 제안했고, 여기서 유가족 3명과 학생 25명이 참여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학교 측은 이를 문제로 삼은 것이다.
학교 측이 사용을 불허한 것은 강의실임에도 학생 자치공간인 학생회실에서의 행사 개최까지 장학금 지급 거절 사유로 삼은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조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학생회실은 학생회가 대여해주는 자치 공간이라는 논리를 폈지만, 학교 측은 학내 공간이라는 이유로 학교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공로와는 무관한 문제로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장학금지급규정 4조에 따르면 학칙 위반자는 장학생으로 선발될 수 없고, 학칙 57조는 학내 행사는 사전에 기관장의 승인을 얻도록 돼 있다”며 “학칙에 따라 장학금 지급이 거절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외부인이 들어오는 행사는 과거 상업 광고, 종교 전도, 다단계 사업 등에 악용되는 사례가 있어 안전 등의 이유로 사전 승인을 꼭 받아야 한다”며 “이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