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여성 간호사 니나 팸(26)과 앰버 빈슨(29)이 24일(현지시간) 모두 완치 판정을 받았다. 앞서 미국 내 첫 번째 에볼라 감염자였던 토머스 에릭 던컨은 확진 판정 9일 만인 지난 8일에 사망한 바 있다.
미국 보건 당국은 자국 내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두 번째, 세 번째 환자를 잇따라 완치시키면서 향후 에볼라 치료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팸을 이날 오후 백악관 오벌오피스로 초청해 축하 인사를 건네고 그녀를 포옹했다.
이는 최대 심장부인 뉴욕에서까지 에볼라 환자가 나오면서 자국 내 ‘피어볼라’(에볼라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조지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팸을 포옹함으로써 에볼라에 감염될 걱정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팸을 치료해 온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NIH)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도 이날 팸의 퇴원을 기념해 NIH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팸의 완치 소식을 발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팸을 포옹했다.
팸은 이날 병원을 떠나면서 푸른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정장을 입은 채 밝은 표정으로 마이크 앞에 섰다.
팸은 “기도해 준 모든 사람의 축복 속에 이 자리에 섰다”며 “치료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며 혈청을 제공한 켄트 브랜틀리 박사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ABC 방송은 NIH가 5차례 검사를 거쳐 팸의 에볼라 바이러스 음성 반응을 확인했다며 에볼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모든 치료가 실험 상태로 진행된 만큼 그를 생명에서 구한 치료법이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소개했다.
텍사스 주 댈러스의 텍사스건강장로병원 소속 간호사인 팸은 병원에서 던컨을 돌보다가 전염돼 12일 두 번째로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팸은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에볼라 생존자로 텍사스주 포트워스 동향 사람인 브랜틀리 박사의 혈청을 투여받고 안정을 취하다가 16일 메릴랜드주 베세스다의 NIH 시설로 옮겨 치료를 이어갔다.
NIH는 22일 팸의 상태를 ‘적정’에서 ‘양호’로 한 단계 격상해 완치가 다가왔음을 전했다.
댈러스 동물보호소에서 격리 수용 중인 팸의 애완견 ‘벤틀리’도 에볼라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팸의 뒤를 이어 확진 판정을 받은 빈슨도 곧 병원 문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던컨을 돌보다가 지난 15일 에볼라에 양성반응을 보인 빈슨은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곧바로 에모리대학 병원으로 이송됐다.
빈슨이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의 가족은 21일 에모리대학 병원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계자로부터 빈슨의 몸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더는 검출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완치 직전 단계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빈슨을 특수 격리 시설에서 돌봐온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에모리대학 병원의 한 관계자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검사를 통해 빈슨의 몸에서 바이러스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사실상 완치 판정을 내리고 “그를 격리 병동에서 의사소통이 가능한 중환자 병동으로 옮겨 치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에모리대학 병원은 서아프리카에서 의료 봉사 중 에볼라에 감염된 미국인 환자 브랜틀리 박사와 간호사 낸시 라이트볼을 성공적으로 치료해 명성을 날렸다.
네브래스카 메디컬센터도 서아프리카에서 각각 의료봉사, 취재 중 에볼라에 감염된 릭 새크라 박사, NBC 방송 카메라맨 아쇼카 묵포의 완치를 끌어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