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프로야구로 돌아온 ‘야신’ 김성근(72) 감독은 진작에 1군 기회를 원하고 있었다. 고양 원더스 해체 후 언론 인터뷰에서 “프로에 안 가도 된다”고 했지만 내심 새로운 도전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김 감독은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더스가 해체된 후 1군에서 한 번 승부할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기회가 왔다”며 “책임감과 무거움이 느껴지는 도전”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프로 지휘봉을 잡은 것은 ‘SK 왕조’를 이끌던 2011년 8월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SK 사령탑에서 물러난 후 한국 최초의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에서 재기를 꿈꾸는 선수들을 지도했다. 여기서 그는 22명의 선수를 프로 구단에 입단시키는 지도력을 과시했다. 황목치승·김영관(이상 LG), 안태영(넥센), 송주호(한화) 등이 김 감독의 육성 아래 프로의 꿈을 이룬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하지만 고양 원더스는 재정난 등의 문제가 얽히며 올해 해체됐고 김 감독은 ‘야인’이 됐다.
김 감독은 “원더스 선수들과 코치에게 너무 미안하다”면서 “마지막으로 준비하는 기간인데, 이들이 꼭 직장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은 “아직 원더스와 관련해 할 일이 있어 이달 말 출발하는 한화의 마무리 훈련에 공식적으로 참여하기는 어렵다”면서 “서울에서 남은 일을 처리하면서 비공식적으로 훈련지를 오가며 선수들을 살펴보고, 11월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할 것 같다”고 계획을 전했다.
원더스는 11월까지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전임 감독에 대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김응용 감독께서 정규시즌 막판에 성적을 내기보다는 팀의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그렇게 남겨준 유산이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김응용 감독께서 한화의 희망을 만들어준 셈”이라며 “미안하기도 하고, 같은 세대의 감독으로서 전임 감독께서 남겨준 유산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낀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한화가 3년간 최하위를 했으나 김응용 감독이 만들어놓은 것이 있기에 발전 가능성이 있는 팀”이라며 “이제부터 선수들과 함께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한 번 만들어 보려 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최근 각 구단의 감독 선임 소식을 보며 어느 정도 (복귀를) 포기하고 있었는데, 한화 김승연 회장과 구단의 사장·단장 등 프런트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아울러 “팬들의 성원이 크다는 이야기도 지인들을 통해 전해 들었다”면서 “이를 어찌 갚을 수 있을지, 부담스럽기도 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