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가 어디서 놀아, 휴일 안 준다”…벌써 시작된 김성근式 한화 이글스

“꼴찌가 어디서 놀아, 휴일 안 준다”…벌써 시작된 김성근式 한화 이글스

기사승인 2014-10-27 14:32:55
사진=국민일보DB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야신’ 김성근(72) 감독이 맡게 된 3년 연속 최하위팀 한화 이글스는 무엇이 달라질까. 일단 휴일이 사라졌다.

김 감독은 27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아마 김태균이나 정근우는 원래 휴일인데 어제부터 연습하고 있을 것”이라며 “휴일을 하나도 안 주려고 한다. 꼴찌가 어디서 노느냐”고 말했다.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한 김 감독답게 정식 취임 전부터 베테랑 선수들까지 바로 훈련을 지시하며 선수들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시즌이 종료된 지 얼마 안 됐을 땐 대부분의 구단 베테랑 선수들은 팀 훈련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김 감독은 꼴찌 팀에겐 그런 여유도 줘선 안 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최근 수년간 한화의 성적부진에 대해 “개개인의 목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직으로서의 목적의식이 좀 약했지 않았나 싶다”며 “내가 (조직의 일원으로서) 무엇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야구장에서 하나의 목적으로 전부 의사통일을 해야 되고, 각자가 내가 뭘 해야 된다는 의식을 확실하게 가져야 한다”며 “옆에서 보니까 그 의식이 좀 약했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우선 지금 현재 위치에 있으면 안 되는 위치고, 지금보다 한참 위에서 싸울 수 있는 위치로 가야 한다”며 “어느 누구나 팀이라고 하면 그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걸 개발하고 극대화시키는 게 내가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일단) 4강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시즌부터 조범현 KT 감독 등 자신의 제자들과 맞대결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해 “과거 이야기고 지금은 일선 나가면 똑같다”며 “제자가 아니다. 다들 적장”이라며 승부사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지난 25일 총액 20억원(3년, 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에 한화와 계약을 맺었다. 그는 1996년 만년 하위팀 쌍방울 레이더스를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고 2002년엔 4위로 가을야구 무대에 턱걸이 한 LG 트윈스를 한국시리즈까지 이끄는 등 객관적 전력이 열세인 팀에서도 탁월한 지도력을 입증해 온 명장이다.

전년도에 6위를 한 후 2007년 시즌부터 김 감독이 맡은 SK 와이번스는 2011년에 그가 떠날 때까지 3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로 불릴 정도였다.

김 감독이 최근 3년 간 순위표 맨 밑을 떠나지 않은 한화를 맡게 되면서 한국 프로야구의 판도가 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