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윤석민의 ‘깜짝포’에 힘입어 기선을 제합했다.
넥센은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LG 트윈스에 6대3으로 승리했다.
선취점은 넥센의 몫이었다.
넥센은 2회말 박병호와 김민성의 안타, 이성열의 몸에 맞는 볼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박헌도가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적시타로 박병호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하지만 계속된 2사 만루 기회에서 올 시즌 전인미답의 200안타(201개) 고지를 밟은 서건창이 1루수 땅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려대며 잘 던지던 넥센 소사는 3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손주인과 후속 정성훈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고. 김용의의 타구를 본인이 잡아놓고 우왕좌왕하다 아무데도 송구하지 못하고 무사만루 찬스를 허용했다. 결국 다음 타자 박용택에게 좌익수 앞 적시타를 허용해 동점이 됐다. 이어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5할의 맹타를 휘두른 이병규 좌중간을 뚫는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정성훈에 이어 홈을 파고들던 김용의가 아웃됐고 누상에서 주자들이 겹치는 주루 규정 위반으로 무사가 단숨에 2아웃이 됐다. 후속 이진영이 1루수 땅볼로 물러나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LG는 4회초에 브래드 스나이더의 홈런으로 다시 1점을 달아났다. 선두타자로 나온 스나이더는 소사의 구속 138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목동구장 밖으로 보내버렸다. 비거리 125m.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살아난 타격감각이 일시적인 게 아님을 입증하는 시원한 한 방이었다.
소사는 결국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5회초에 1사 후 김용의에게 볼넷, 박용택에게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내준 후 조상우(사진)와 교체됐다. 한국 무대 포스트시즌 첫 등판 성적은 4.1이닝 6피안타, 3실점.
1사 1,3루 위기 상황에서 나온 조상우는 이병규를 병살타로 잡아내 불을 껐고, 이후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맹활약했다.
넥센은 6회초에 반격했다. 선두타자 강정호가 때린 볼이 우규민 다리에 맞고 내야 안타가 됐다. 우규민은 급하게 교체됐고, 이성열의 적시타와 대타 윤석민의 3점 홈런이 터지며 단숨에 5대3으로 뒤집었다. 윤석민은 0스트라이크 2볼에서 정찬헌의 145km 직구를 밀어 우측 담장을 넘겼다.
넥센은 8회초부터 마무리 손승락을 투입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손승락이 4~5이닝까지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첫 타자 박용택을 투수 앞 땅볼로 잡은 손승락은 이병규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지만 이진영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염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조상우, 손승락과 달리 평균자책점 1위로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LG 불펜은 좀처럼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난타 당한 정찬헌에 이어 유원상은 8회말에 나오자마자 김민성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포수 현재윤이 공을 놓쳐 무사 2루 위기. 이어 폭투를 던져 2루에 있던 대주자 유재신이 홈까지 들어왔다. 현재윤의 블로킹도 아쉬웠다. 유원상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만 잡고 넥센에게 쐐기 1점을 헌납한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손승락은 9회초에도 스나이더와 오지환을 삼진으로 잡고 대타 이병규(9번)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나온 홀드 1위 한현희가 마지막 타자 김영관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준플레이오프 후 하루만 쉬고 플레이오프에 나선 LG는 예상 외로 선전했지만 3회 무사만루에서 어이없는 주루 플레이로 상승기류가 끊기고, 호투하던 우규민이 6회에 다리에 공을 맞아 갑자기 내려가는 등 전반적으로 운이 따르지 않았다. 특히 강점인 불펜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2.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한 조상우가 승리투수가 됐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