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사진)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지하철 9호선 운영사업자에게 특혜를 줘 시에 손해를 입혔다는 고발 건에 대해 검찰이 배임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수봉 부장검사)는 지하철 9호선의 기본요금과 최소운임수입보장(MRG) 규모를 과다하게 책정해 서울시에 손해를 입힌 혐의로 고발당한 이 전 대통령을 무혐의 처분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서울시가 2005년 5월 민간사업와 실시협약을 하면서 기본요금을 업체가 애초 제안한 700원에서 300원 올려주고 15년 동안 예상운임수입의 70∼90％를 보장하는 MRG 규정을 도입해 막대한 손해를 유발했다며 2012년 8월 이 전 대통령을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시와 민간사업자의 협상 과정에서 구체적 내용만 바뀌었을 뿐 시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변경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검찰은 기본요금을 1000원으로 하는 대신 제안 당시 30년간 90％였던 MRG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보장비율도 기간에 따라 낮춘 점을 무혐의의 근거로 들었다.

검찰은 함께 고발된 시 실무자들을 불러 조사한 결과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고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사를 하지 않았다.

2009년 7월 지하철 9호선 개통 이후 4년 동안 MRG 규정에 따라 서울시가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를 비롯한 민간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지원금은 1267억원이 발생했다.

서울시메트로9호선㈜의 대주주였던 맥쿼리는 서울시와 요금갈등을 겪다가 지난해 사업에서 철수했다. 서울시는 새 투자자들과 협약을 맺고 MRG를 폐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외에 시민단체에 고발 당한 내곡동 사저 부지매입 의혹으로 고발된 사건은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또 4대강 사업으로 국가에 22조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도 고발돼 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