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필성 “선수들 더는 못 참겠다, 법적대응 할 것”…롯데 어디로 가나

공필성 “선수들 더는 못 참겠다, 법적대응 할 것”…롯데 어디로 가나

기사승인 2014-10-28 10:37:55
국민일보DB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공필성(사진) 코치가 “더는 못 참겠다”며 작정하고 선수들을 비난했다. ‘법적 대응’까지 거론했다. 올해 후반기 부진을 거듭하며 4강에 실패한 롯데의 내홍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공 코치는 28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로이스터 감독 시절 자율야구 하며 잘 나간 것도 맞지만 그게 대체 언제 이야기냐. 몇몇 선수들이 내가 변했다고 뒤에서 이야기 하는 거 안다. 하지만 내 눈에는 선수가 점점 지나친 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나가는 어린이 팬이 사인 한 장 해달라는데도 귀찮아 외면하고 고개 돌리는 게 과연 프로 선수 맞나. 그게 그 아이 평생에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도 모르는데”라고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어 “자율이라도 어느 정도 성적에 대한 ‘간절함’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1992년 우승한 뒤로 20년 넘게 욕을 먹고 있다”며 “어쩌다 포스트시즌이라도 한 번 가면 사직에서 저 난리를 치고 좋아하는 팬을 보고 어떻게든 한 번 해보자고 발버둥 친 게 이런 식으로 돌아왔다. 나도 더는 못 참겠다. 이번 건과 관련해서 법적인 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한 스포츠신문은 27일 공 코치의 감독 선임을 반대하는 선수단의 입장을 전하면서 ‘배재후 단장과 이문한 부장으로 인해 불신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이에 롯데 선수단은 28일 “이 부장이 오고 나서부터 편이 갈리고 소위 말하는 ‘라인’이 생기면서 코치들 사이에서도 파벌이 나뉘면서 선수들과 불화가 시작됐다”는 성명서를 냈다. 이 과정에서 공 코치는 이른바 ‘친프런트’로 분류됐다.

공 코치는 “(선수단 입장 소식을) 27일 오전에 알았다. 아내가 아침에 기사를 보여주며 ‘이게 뭐냐’고 묻는데 머리가 띵 하더라”라며 “내가 롯데 밥을 먹은 지가 20년이 넘었다. 그럼 20년 넘게 한 직장에서 알고 지내온 분들과 날을 세우고 살았어야 하나. 같은 팀 동료와 허물없이 지내온 게 친프런트 분류 기준이라면 친프런트가 맞다”고 말했다.

롯데 선수단과 일부 코치들 간의 충돌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건 올해 5월 권두조 수석코치가 사임하면서부터다. 표면적인 이유는 성적부진이었지만 사실 훈련방식 등에 있어 선수들과 불화가 있었던 것이다.

공 코치는 그 일이 있기 전 지금은 팀을 떠난 한 투수코치와 언성을 높인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특정 투수 편애’가 감지돼 투수 한 명에게 우려를 한마디 건넸다가 야수 담당인 자신이 ‘프런트 앞잡이’가 돼 투수조 운용에 간섭한 걸로 됐다는 것이다.

그는 “5월에 권 코치가 쫓겨날 때 화가 나서 선수들 모아놓고 한바탕 퍼부은 것도 사실이다. 난 구식인가 보다. 지금도 선수가 훈련 양을 명분 삼아 코치를 쫓아낸다는 걸 아무리 받아들이려고 해도 받아들일 수가 없다”며 “그 와중에 ‘넌 떠들어라’라는 식으로 선글라스까지 끼고 와서 ‘짝다리’ 짚고 있는 선수도 있었다. 수비 실책 범한 선수에게 벌금, 호수비한 선수에게 상금으로 쓰던 돈이 있었는데 그거 전부 찾아와서 집어던지듯이 넘겨주고 ‘그래, 얼마나 잘하는지 한 번 보자’고 소리 지른 후 방을 나왔다. 그런데 그 앞에 그 (투수) 코치가 떡하니 있더라. 그때 완전히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말았다”고 밝혔다.

공 코치는 “그 후 승률이 곤두박질쳤고 결국 그 코치가 1군에서 사라졌다. ‘이러다가 진짜 큰일 나겠다’ 싶어 나이도 어린 후배를 직접 찾아가 화해하고 싶다고 했더니 ‘난 어차피 이 팀 떠날 거고 주동자로 찍혀 있는 판에 그럴 생각 없다’고 하더라”라며 “내가 차기 감독 후보라며 언론에 오르내리더니 뭇매를 맞기 시작한 게 그 뒤였고, 결국 이렇게 내 실명까지 나오며 선수들이 항명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사는데 기본적으로 도의란 게 있지 않나. 악역하고 싶어 하는 사람 누가 있나. 현장에서 책임자면 자기네들이 떠맡는 것도 있어야지. 남들 보는 앞에서 온갖 점잖은 척 다하더니 팀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피해자 행세하는 게 말이 되나”라며 “그러고는 야구인 모임 가서 ‘그 팀 이제 좀 시끄러울 것’이라며 떠들고 다니는 거 다 듣는다. 우리도 귀는 있다”라고 토로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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