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식 선언한 야구 국가대표 왼손 에이스 김광현(26·SK 와이번스)의 포스팅 금액은 얼마나 될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류현진(2573만7737달러33센트·한화 약 270억원) 만큼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가장 기본인 성적에서 차이가 난다.
2006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2012년 시즌까지 7년 간 190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80, 98승 52패를, 류현진의 1년 후배인 김광현은 2007년부터 올해까지 18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30, 83승 49패를 찍었다.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이닝이터’로서의 능력과 컨트롤이다.
류현진은 1269이닝을 소화했지만 김광현은 류현진보다 5경기 덜 출전하면서 1033.2이닝을 기록했다. 하지만 볼넷과 사구를 합친 개수는 김광현이 497개로 406개인 류현진보다 훨씬 많다. 류현진은 완투가 27경기지만 김광현은 6경기에 불과하고, 완봉은 류현진이 8경기, 김광현이 2경기다.
여기에 김광현은 부상 경력까지 가지고 있다. 올해 부활하기 전까지 어깨 부상에 시달렸고 과거 안면 근육 마비 증세를 경험하기도 했다.
지금은 완치됐다고 하지만 경기 외적 요소까지 꼼꼼히 파악하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겐 고려 요소가 된다.
한 스카우트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공의 비율이 50%를 밑돈다”면서 “좌타자를 상대하는 계투 요원으로 더 적당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에게도 매력적인 선수라는 건 분명하다.
외국인 선수들의 현지 적응을 돕는 스포츠 컨설팅업체인 글로벌 스포팅 인티그레이션(GSI)이 이달 초 공개한 ‘김광현 리포트’를 보면 빅리그 스카우트들이 꼽는 그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빅리그에서도 통할 만한 빼어난 슬라이더를 갖췄다”면서 “김광현처럼 시속 92마일(약 148㎞) 이상의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는 메이저리그에도 흔치 않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류현진만큼은 아니지만 자존심에 흠이 가지 않을 정도의 금액은 충분히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함께 나온 SK 와이번스 임원일 대표이사는 “합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전제하에 진출에 동의하며,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합당한 대우’의 구체적인 기준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SK는 내달 1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김광현의 포스팅을 공시할 예정이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