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습니다. 각 분야의 스타들이 총 출동했지만 ‘그들만의 파티’였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2014 스타일 아이콘 어워즈’(SIA)에 대한 네티즌들의 평가입니다.
28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 ‘SIA’가 열렸습니다. 영화, 예술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과 스타일을 제시한 인물을 선정하는 시상식입니다. 배우 조인성, 박해진, 김희애를 비롯해 가수 태티서, 소유, god 등 쟁쟁한 스타들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그런데 이 화려한 잔치를 본 시청자들은 탐탁치 않았습니다. 미숙한 운영과 함께 시상 기준이 불분명했다는 지적이 잇따랐죠.
먼저 심사기준을 보겠습니다. 온라인투표 30%, 대국민 리서치 선호도 조사 40%, 심사위원 점수 30%를 합산해 10대 스타일 아이콘을 선정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한 사람이 ‘스타일 아이콘 오브 디 이어’(대상)로 뽑히는 거죠. 그러나 공개된 온라인 투표 결과를 보면 1위를 차지한 배우 김수현이 6.4%, 2위 지드래곤은 3.4%, 3위 장혁이 2.8%입니다. 변별력 없는 결과입니다. 그러면 나머지 대국민 리서치 선호도 조사와 심사위원 점수로 판가름이 난 거겠죠.
그러나 네티즌들은 수상자 명단을 보고 떠오르는 선정기준이 있다고 합니다. ‘SIA’의 주최 측인 CJ계열사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스타들이 대부분 수상했다는 거죠. tvN ‘꽃보다 누나’에 출연한 김희애, ‘응답하라 1994’의 유연석과 고아라, ‘로맨스가 필요해’ 성준, ‘연애 말고 결혼’의 한그루, OCN ‘나쁜 녀석들’의 박해진, 온스타일 ‘더 태티서’에 출연한 태티서가 본상을 수상했습니다. 자사 방송국에 기여도가 높은 순으로 상을 준 것은 아닐까요?
미숙한 운영에도 따끔한 지적이 있었습니다. 먼저 레드카펫 행사에서 MC로 나선 모델 한혜진, 이현이와 배우 클라라의 진행능력이 도마에 올랐죠. 이들은 레드카펫에 등장하는 스타들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말을 하다가 말거나, 스타를 보고 칭찬만 늘어놓는 등 보기 민망했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입니다. 일부에선 “MC들보다 수상자가 말을 더 잘 한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축하공연 라인업은 화려했습니다. 포미닛, 태티서, CL과 DJ DIPLO, 소유 등이 축하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관객석의 반응은 썰렁했고, 호응조차 없는 어색한 분위기였습니다.
시청자들은 실시간으로 ‘SIA’에 대한 평을 했습니다. “이 시상식 왜 하냐?” “의미 없다” “상의 목적도 불분명” “전파 낭비” “정말 재미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시아 유일의 ‘스타일 페스티벌’이라는 희소성을 지닌 ‘SIA’입니다. CJ 그들만의 잔치라는 조롱을 받으면서도 축제는 매회 이어지고 있죠. ‘SIA’는 대체 누구를 위한 시상식인가요?
이혜리 기자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