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을 겨울나기를 위한 통과의례쯤으로 생각하고 방심하다가 큰 코 다치는 경우가 많다. 감기와 독감은 증상이 비슷하긴 하나, 감기와 독감은 완전한 별개의 병이다.
첫째, 우선 바이러스 종류부터가 다르다. 감기는 아데노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리노 바이러스 등 200여종 이상의 다른 바이러스 등이 병원체라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주요 병원체다. 크게 A형과 B형이 있는데 A형이 더 독하다. 큰 유행을 일으켰던 독감들이 주로 A형 이었고, B형은 소규모 유행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
둘째, 감기는 예방 백신이 없는 반면, 독감은 예방 백신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예방백신을 맞을 경우 60~80%는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 대개 독감은 11월 말부터 해서 12월 무렵 기승을 부리는데, 예방 접종 후 한 달은 지나야 면역력이 생기므로 독감에 취약한 사람들은 지금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만성질환자, 노약자 임산부 등 고위험군은 예방접종 고려해야
노인, 소아, 임산부 등 독감에 걸리기 쉬운 사람들은 늦어도 12월 전에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호르몬 변화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임산부들은 폐렴이나 조산 등 다른 합병증으로 이어질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매우 높기 때문에 독감 예방주사가 필수다. 또한 임신 중 맞은 독감 예방주사는 신생아를 독감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자칫 독감 예방주사의 성분이 태아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까 해 맞지 않고 버티다가 크게 고생하는 임산부가 더러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독감 예방주사는 태아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미국산부인과학회(ACOG)도 최근 모든 임신 여성이 자신과 태아의 건강을 위해 백신주사를 맞도록 하는 권고문을 발표하면서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지 않는 사백신은 임신 중 어느 때나 접종해도 문제가 없다”고 권고했다.
◇이맘 때 외출 시에는 ‘감기지수’ 확인하는 습관들이기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 외출을 할 땐 감기지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감기지수는 일교차, 최저기온, 습도 등 기상 조건에 따른 감기 발생 정도를 지수화한 것으로, 4단계(매우 높음, 높음, 보통, 낮음)로 등급이 나뉘어져 있다. 건강 애플리케이션 하이닥은 기상청이 발표하는 감기지수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감기지수를 체크해 발생 가능성이 높을 땐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지만,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엔 손씻기를 청결히 하는 등 개인위생에도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 손씻기는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손가락과 손톱 밑, 손등 등을 6단계에 따라 꼼꼼하게 씻어야 한다. 또 과로나 과음 등을 삼가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있는 규칙적인 생활, 균형잡힌 식생활로 면역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독감은 강한 유행성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열이 내리고 어느 정도 나았다고 해서 외부활동을 할 경우 다른 사람에게 독감을 퍼뜨릴 수 있으므로 완쾌되기까지는 외출을 삼가도록 한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