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신해철의 유족과 동료들이 예정됐던 화장 절차 중단을 결정했다. 시신을 부검해 사인을 명확히 밝히겠다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당초 계획은 31일 오전 8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을 치른 뒤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으로 시신을 이동해 화장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발인식이 끝나자 많은 취재진들은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오전 11시쯤 이승철, 윤종신, 싸이, 윤도현, 신대철, 유희열, 남궁연 등 동료 연예인들은 서울추모공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예정과 달리) 화장 절차를 중단하고 부검을 진행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기자회견에서 이승철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유족에 부검을 요청했다”며 “유족이 심시숙고 끝에 화장 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종신은 “시신을 화장하게 되면 의문사로 남게 될 것”이라며 “앞서 전해진 과정들이 과연 의료사고인지 아닌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이 밝혀진 뒤 사건은 신해철의 장협착 수술을 집도한 스카이병원 측과의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날 밤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장협착 수술을 받은 이후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자세한 경과사항을 파악하는데 주력했다”며 “유족 측과 상의해 스카이병원을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상중인 만큼 고인을 편히 모시기 위해 가급적 언론보도를 자제하고 있었으나 현재까지 스카이병원 측은 조문은 고사하고 공식적인 사과조차 없어 울분은 더욱 커져만 간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신해철은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S병원에서 장 협착증 수술을 받은 뒤 퇴원과 통증 호소로 입원을 반복하다 22일 병실에 쓰러진 뒤 심정지가 와서 서울 아산병원으로 후송됐다. 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5일 만인 지난 27일 오후 9시19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세상을 떠났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