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31일 플레이오프 4차전 승리를 자신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익살 맞다.
양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에서 기자들과 만나자마자 “오늘 롯데 감독 결정됐잖아요”라며 웃었다. 롯데는 이날 김시진 감독의 후임으로 이종운 1군 주루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 말은 다소 엉뚱하게 들리지만 전혀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LG는 가을야구가 시작된 후 다른 팀 감독에 대한 이슈가 생기는 날은 이기는 징크스가 생겼다.
LG가 13대 4로 대승한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지난 19일엔 KIA 타이거즈의 선동열 감독 재계약 소식이 전해졌다. 이어 4차전이 열린 25일엔 선 감독이 사퇴했고, 한화 이글스가 김성근 감독을 선임했다. LG는 이 경기에서 11대3으로 완승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또 LG가 9대2로 승리한 28일 플레이오프 2차전 날엔 선 감독의 사퇴로 공석이 된 KIA가 김기태 감독을 선임했다.
양 감독은 올해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4차전을 앞두고 유난히 징크스를 의식했다. 겉으론 웃지만 긴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취재진과 덕아웃에서 일어선 채 대화를 한 양 감독은 “어제 앉아서 했다가 지지 않았느냐”는 농담을 던졌다.
양 감독은 “오늘은 스나이더가 5번, 이병규(9)가 6번으로 출장하고 이진영은 빠진다”고 밝혔다. 이진영은 가래톳(임파절염)이 생겨 이날 출전하지 않는다.
한편 4차전에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호투 중 넥센 강정호가 때린 공이 오른 발에 맞은 우규민도 불펜에서 대기한다.
양 감독은 “우규민이 완전히 좋아졌다”며 “던지는데 전혀 문제 없다”고 밝혔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