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그렇게 울더니 신해철 발인날 야구장?” 이해하기 힘든 김창렬의 며칠

[친절한 쿡기자] “그렇게 울더니 신해철 발인날 야구장?” 이해하기 힘든 김창렬의 며칠

기사승인 2014-11-02 16:20:55

가수 김창렬(41)은 지난달 31일 야구장을 찾았습니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였죠. 관람석에서 함박웃음을 지은 채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평소 야구를 좋아하는 그였기에 이상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는 비난 여론이 일었습니다. 고(故) 신해철의 발인이 있던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인이 사망했다고 본인까지 식음을 전폐하고 앓아누울 순 없는 노릇입니다. 하지만 그간 김창렬이 보여준 모습을 반추해보면 고개가 절로 갸웃합니다.

김창렬은 신해철이 사망한 지난달 27일 트위터를 통해 애통한 마음을 토해냈습니다. “해철이 형 좋은 곳으로 가시라. (함께) 명복을 빌어 달라”는 내용의 글을 적었습니다. 그는 격앙된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습니다. 욕설을 섞어가며 “살려내라”고 울부짖기도 했습니다.

한 네티즌이 “이런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자 김창렬은 그에게 다시 욕을 하며 “오늘은 건드리지 말라”고 쏘아붙였습니다. 다른 네티즌들에게서도 비난이 쏟아지자 김창렬은 “이성을 잃었다”며 사과했습니다. 신해철과의 추억이 너무 많아서 그랬다면서요. 네티즌들은 ‘친분이 남달랐구나’ ‘많이 속상할만하다’며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다음날 김창렬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SBS 파워FM ‘김창렬의 올드스쿨’ 방송을 ‘신해철 추모 특집’으로 꾸몄습니다. 신해철의 생전 음성과 그가 남긴 곡들로 방송을 채웠지요. 김창렬은 내내 울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중간 중간 멘트에서도 계속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죠. 청취자들은 그와 함께 울었습니다. ‘그만큼 각별했구나’ 싶은 마음에 안타까움은 더했습니다.

그랬던 김창렬이 고인을 떠나보내는 날 야구장에 간 겁니다. 발인식에는 참석하지도 않았습니다. 발인에 이어 추모공원까지 따라간 이승철, 싸이, 윤종신, 윤도현 등 동료들과 대조됐습니다. 이들은 특히 신해철의 의료사고 여부를 밝히기 위해 화장 직전 유족을 설득, 부검을 하기로 결정하는 데 일조했지요.

일련의 상황에 네티즌들은 당황했습니다. “그렇게 울고불고 하던 모습은 뭐였나” “야구장 갈 순 있지만 발인날 그랬다니 어이가 없다”는 등의 반응이 대다수였습니다. 비난 여론에 김창렬은 1일 트위터를 통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또 사과했습니다.

그는 “어제 라디오가 끝나고 아는 형이 머리나 식히고 가라고 해서 (야구장에) 갔다”며 “내가 생각해도 너무 가증스럽게 웃고 있었다”고 자책했습니다. 이어 “어제의 그 몇 시간이 저에겐 어리석고 가증스러운 시간이었다”며 “욕먹어도 싸다. 욕 해 달라”고 적었습니다.

사과글에도 여전히 여론은 싸늘합니다. 신해철은 아직 눈도 편히 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유족·지인들은 장협착 수술을 집도한 S병원과 진실공방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시신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이 의뢰될 예정입니다.

그토록 사랑한다던 형의 마지막 가는 길이 참 험난합니다. 이리저리 감정에 휩쓸리기보다 차분히 상황을 견디는 마음가짐이 필요해 보입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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