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에 먼저 1승을 거둔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46) 감독이 “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로 승운이 우리에게 따르는 것 같다”며 웃었다.
5일 대구구장에서 2차전을 앞두고 잠시 기자들과 함께 덕아웃에 앉은 염 감독은 “어제 경기는 깔끔하고 좋은 경기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염 감독이 말한 플레이오프 1차전 때 ‘사건’은 3회에 나온 LG 트윈스의 ‘주루 사고’이다. LG는 무사만루에서 이병규(7번)가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를 꿰뚫는 장타를 쳤다. 하지만 3루 주자 김용의가 머뭇거리다 홈에서 아웃됐고, 2루를 지나다 이를 본 1루 주자 박용택이 다시 돌아가는 사이 홈을 쳐다보며 달리던 이병규가 선행주자 박용택을 앞질러 아웃처리 됐다. 대량득점의 전조가 돼야 할 상황이 더블아웃으로 둔갑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LG가 시즌 막판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승운이 잘 따라 ‘우주의 기운’이 따르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때였다.
염 감독은 “(주루플레이가 제대로 됐다면) 그 경기는 그 때 끝난 것”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그런 일이 벌어져 1차전을 가져 왔고, 한국시리즈까지 오게 된 것도 1차전을 이겼던 게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경기력도 좋았지만 넥센은 4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때도 어느 정도 운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의 두 번째 투수 차우찬이 7회 두 타자를 막은 후 원래대로라면 8회부턴 안지만이 나와야 했다. 그러나 이날 안지만이 담이 올라왔고, 차우찬이 다시 마운드에 올라왔다가 강정호에게 결승 2점 홈런을 얻어맞은 것이다.
염 감독은 “결과가 좋았으니…”라며 웃었다.
염 감독은 “현재 컨디션이 제일 좋은 선수는 손승락”이라고 밝혔다. 그는 손승락이 시즌 중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가 포스트시즌부터 호투를 거듭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손승락이 올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투구폼을 교정했다. 시즌 때는 바뀐 투구폼으로 시행착오를 겪다 가을야구 들어 궤도에 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승락이 시즌 때는 사실 타자가 아닌 자신과 싸우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젠 자기도 ‘감독님 저 이제 타자하고 싸웁니다’라고 말하더라”라고 밝혔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