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웃음을 보였지만 아쉬움이 분명히 느껴지는 표정이었다. 목소리도 가라앉았다. 인터뷰 때마다 마치 ‘교수님’처럼 논리정연하게 설명하는 그였지만 이날만큼은 대답마다 짧고 간략했다.
10일 다 잡은 한국시리즈 5차전을 내준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사진) 감독이 “아쉽지만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남은 2게임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말로 경기 총평을 대신했다.
염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친) 최형우 타석 때 라인 수비를 했다. 하지만 타구가 워낙 강해 어쩔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최형우가 9회말 타석에 들어섰을 때 삼성은 2사 1,2루였고 넥센은 1대0으로 앞서고 있었다. 통상 이럴 때 1루수, 3루수는 라인 쪽으로 붙는 수비를 한다. 1·2루 간이나 3·유격수 간 안타를 주면 1점만 주지만 라인선상으로 타고 날아가는 타구를 허용하면 2루타 혹은 3루타가 돼 주자 2명이 모두 들어와 역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오늘 투수들은 잘 던졌다”며 “선발 헨리 소사도 최고의 피칭을 했고, 손승락도 마지막에 끝내기 안타를 맞긴 했지만 좋았다”고 평가했다.
그가 야속한 건 마운드가 아닌 타선이었다. 염 감독은 “1대0에서 타선이 추가 점수를 못 내준 게 아쉽다”고 밝혔다.
3차전에서도 1대0으로 앞서다 막판에 역전 당한 넥센은 거의 비슷한 악몽을 2경기 만에 재연했다. 3차전 때도 시작은 유격수 강정호의 실책성 플레이였고, 이날도 9회말 1사후 강정호가 야마이코 나바로의 평범한 땅볼을 더듬은 게 전조였다.
이에 대해 염 감독은 “아무래도 (큰 경기) 경험의 차이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