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덕아웃] 손승락 문자메시지 받은 염경엽, 눈 감고 “어휴…”

[한국시리즈 덕아웃] 손승락 문자메시지 받은 염경엽, 눈 감고 “어휴…”

기사승인 2014-11-11 16:30:55
넥센 히어로즈 제공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이 한국시리즈 5차전이 끝난 후 있었던 마무리 투수 손승락과의 짧은 일화를 11일 전했다. 넥센은 전날 잠실구장에서 열린 5차전 9회말에 손승락이 삼성 라이온스 최형우에게 끝내기 2루타를 맞아 1대 2로 다 이긴 경기를 놓쳤다.

6차전이 열리는 11일 덕아웃에서 만난 염 감독은 “오늘 손승락과 특별히 대화는 좀 나누었느냐”는 질문에 잠시 말을 하지 않더니 “사실 경기 끝나고 나서 휴대전화를 보니 승락이에게 문자가 와 있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감독님 끝까지 막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써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염 감독은 “그걸 보는데 내가 어휴…”라고 말끝을 잇지 못하며 잠시 눈을 감았다. 말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아끼는 제자 손승락이 안쓰러웠다는 뜻임이 분명히 느껴졌다.

염 감독은 “승락이에게 ‘네가 할 건 다 했다’고 답장을 보내줬다”고 말했다.

5차전에서 손승락은 영웅이 될 뻔했다. 1대 0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팀이 8회말 무사만루 위기에 봉착했을 때 마운드에 올라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만일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면 승리의 일등공신은 적시타를 터뜨린 서건창도, 6.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선발 헨리 소사도 아닌 손승락이 됐을지도 모른다.

9회말 끝내기 2루타도 최형우가 워낙 잘 노려쳤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염 감독은 볼 배합에 대한 아쉬움은 드러냈다.

2사 1루에서 손승락이 3번 타자 채태인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해 삼성 타선이 최형우까지 타석이 이어졌다. 주목할 건 채태인에게 2스트라이크 노볼로 투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카운트였다는 것이다. 손승락은 3구째에 몸쪽으로 던졌다가 안타를 허용했다.

염 감독은 “당시 채태인은 무조건 큰 것 한 방만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러면 2스트라이크를 잡아놓은 상황에서 떨어지는 공을 던졌어야 했다. 큰 거만 노리고 있기 때문에 유인구 3개를 던지면 1개는 헛스윙을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포수) 박동원이 아직 경험이 부족해 그런 부분까지 생각을 못한 거고, 승락이도 워낙 자기 공에 자신감이 있었다”며 “결국 ‘볼카운트가 유리하면 유인구를 던져야 한다’는 야구의 기본을 다시 일깨워 준 순간”이라고 밝혔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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